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의 속도 조절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에도 훈풍이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CPI 상승률이 둔화됨에 따라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미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12월 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은 전날 56.8%에서 CPI 발표 이후 83.0%로 급증했다. 0.75%포인트 인상 전망은 43.2%에서 17.0%로 감소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금융시장이 불안한 원천은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것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순환고리를 끊으려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돼야 한다”면서 “이번 CPI 발표는 굉장히 고무적인 뉴스다. 글로벌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가파르게 상승한 환율이 다소 진정되며 증시 수급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강세가 되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외국인이 투자하기에 괜찮은 때”라며 “수급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침체 등 다른 우려 요인이 여전히 존재해 추세적인 반등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20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2480선에서 저항력이 상당이 커질 것”이라며 “아직 펀더멘털(기초여건)은 더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세 반전,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레벨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채권은 미국의 긴축 완화가 반가운 소식이지만 여전히 금리 절대 수준이 높다는 점이 복병이다.
김 센터장은 “내년 정도까지 크레디트 리스크(신용 위험)는 좀 긴장하고 봐야 된다”면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긴축 사이클이 내년 초 정도에 일단락될 것이라는 건 합리적인 기대지만 금리를 낮추기는 힘들 것이고, 그러면 내년 정도까지는 높은 금리가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발표될 11월 CPI도 남아있는 변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0 월 CPI 결과는 고무적이었으며 당분간 대형 이벤트가 부재한 만큼 매크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증시에는 안도 랠리 환경이 조성될 수 있지만 안도 랠리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경·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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