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한은 기준금리 50bp 인상 전망
우량차주 위주 대출, 은행 연체율 상승 제한적
11일 서울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2 Fitch on Korea'에서 제레미 주크 피치 아시아태평양 신용등급 담당 이사가 발표하고 있다. 권제인 기자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최근 커지고 있는 회사채 시장 변동성은 관리가능한 수준이다."
제레미 주크 피치레이팅스(Fitch Ratings) 아시아태평양 신용등급 담당이사는 최근 급등하고 있는 회사채 금리에 대해 정부 당국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11일 서울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불안정한 시대의 위험과 기회요인'을 주제로 '2022 Fitch on Korea'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주크 이사는 한국 경제 체력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수출 둔화와 가계부채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크 이사는 "한국은 경제 펀더멘털이 잘 구축된 국가이지만 대외 수요에 더 많이 노출된 국가"라며 "글로벌 경기 약화가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해 경제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선진국보다 가계부채 비중이 높고 동일 신용등급과 비교했을 때도 높은 편"이라며 "금리 상승 하에서 가계 부채 상황 꾸준히 높아지고 있고 스트레스 요인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급등하고 있는 단기 채권 금리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주크 이사는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에서 여러 조치를 통해 충분히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고 안정화 할 것으로 본다"며 "단기적 문제이지만 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시점에서 한국이 단기적인 위험요인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대외 및 재정여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9월 한국의 AA-등급과 안정적 전망이 유지된 것도 이런 견해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고 2023년 최종금리를 3.5%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주크 이사는 "미국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을 하회해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폭을 줄일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연준의 기조변화가 이뤄지려면 꾸준한 물가 하락이 필요하다"며 "한국은행 기준금리 50bp 인상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25bp 인상에 그칠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북한의 지정학적 위협으로 한국 신용등급이 하향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주크 이사는 "한국은 신용평가 모델에 따르면 AA등급이 도출되지만 지정학적 위험이 높다고 판단해 한 단계 낮춘 AA-로 조정하고 있다"며 "이미 신용등급에 여러 리스크가 반영돼있어 북한과의 긴장 관계로 한국 경제와 안보에 굉장히 심각하게 악화해야만 등급 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장혜규 피치레이팅스 아시아태평양지역 한국 금융기관 상무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하락이 가계 채무상환능력을 저하할 우려가 있다면서도 국내 은행 대출이 우량 차주 위주로 이뤄진 만큼 연체율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부동산 규제가 추가로 완화할 경우 부동산 가격 하방 압력은 완화할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 가계부채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장 상무는 "국내 은행업에 대해 영업환경을 A+로 평가하고 있고 이는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 중 싱가포르와 호주 다음으로 높은 등급"이라며 "높은 가계부채 미율로 상향 조정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규 피치레이팅스 아시아태평양지역 한국 금융기관 이사도 "긴축 통화정책으로 대출 자산 성장이 둔화하고 있고 저비용성 자금 조달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자산건전성 및 실적 관련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어 국내 은행의 독자 신용등급 추가 상향에는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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