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최악 업황 분석
2023년 완만한 상승세 기대
전세계 40% 차지하는 中이 핵심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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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의 수요 약세,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량 증가, 높은 원가 부담 등으로 장기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3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최대 수출처인 중국의 수요 개선이 핵심 변수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현재 화학업종 시황은 경기둔화, 공급증가, 원가부담 등의 삼중고로 역대 최악이었던 2008년 금융위기와 유사한 스프레드(제품값-원료값)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며 “다만 스프레드는 올 3분기 최악의 업황 이후 2023년 완만한 상승세가 예상되며 이의 근거는 유가 하향 안정화와 높은 가스 가격,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완화, 점진적 증설 물량 축소 등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도 제한적인 업황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유의미한 수요 회복이 나타날 경우 시황의 추세적인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화학 업황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중국의 수요 회복 전망이 될 것”이라며 “GDP(국내총생산) 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2021년 기준)은 17%이나 세계 기초화학제품·중간재·수지·섬유 수요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육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화학기업들은 아직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생산설비 가동률을 낮추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전반적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기초유분 에틸렌 스프레드는 올해 1분기 평균 t당 278달러에서 3분기 180달러로 약 35%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335달러)와 비교하면 46% 급락한 것이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에서 나프타를 뺀 가격으로 보통 300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이처럼 에틸렌 스프레드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나프타 가격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지만, 경기침체로 화학제품 수요가 위축되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매출 5조6829억원, 영업손실 4239억원을 보였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9% 증가했으나,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전 분기 21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3분기 들어 손실 폭이 더 커졌다. 기초소재사업은 영업손실 2770억원을 기록했다. 낮아진 원료가가 늦게 반영되고 제품 수요가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타이탄과 LC USA도 각각 1308억원, 3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도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매출은 1조8871억원, 영업이익은 230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6%, 영업이익은 63.1% 감소했다. 합성고무 사업 영업이익이 84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2.2% 급감했다. 또 가전 시장 수요 감소 등의 여파로 합성수지 사업은 3분기 영업손실 6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대한유화도 3분기 영업손실 601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472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5.46% 감소했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소재와 태양광을 키워온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은 석유화학 사업의 부진에도 견조한 실적을 냈다.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901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3.9%, 매출은 14조177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3.8% 증가했다. 한화솔루션은 3분기 매출 3조3657억원, 영업이익 348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0.4%, 영업이익은 95.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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