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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SR 풀면 벌어지는 일… 청년은 지금도 위험하다
대출 규제 완화 속도내는 정부… 일각 "DSR도 풀라"
내년 금리 9% 전망 나오는데… DSR 50%로 풀면
DSR 70% 넘게 돼… 최저생계 유지도 어려워
청년은 지금도 미래소득 DSR 때문에 '고위험차주' 될 수
[사진=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 중 담보인정비율(LTV) 완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차주의 부실이 커질 수 있다며 DSR을 풀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다. 내년 상반기 주담대 금리가 9%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DSR을 50%로만 완화해도 빚 갚고 나면 최저생계비도 안남는 '고위험차주'를 만들어낸다는 계산이 나온다.

▶내달부터 규제지역 LTV 50%… 규제지역도 대부분 해제 = LTV 금융위원회는 내달 1일부터 무주택자에 대한 LTV 규제를 50%로 일원화하고, 투기과열지구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도 허용하기로 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또 규제지역 내 서민·실수요자의 경우 LTV 우대 대출 한도는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으나, 불과 2주도 지나지 않아 시행 시점을 내달로 앞당겨 발표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도 지난 10일 서울과 과천, 경기도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을 제외한 전 지역을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LTV가 70%로 완화된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잇따라 해제하는 것은 지난 정부에서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강화했던 규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또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DSR까지 풀지 않으면 규제 완화의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DSR은 연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40%(은행 기준)를 넘지 않도록 하는 규제다. 금리가 급등해 대출 한도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DSR을 풀어줘야 한다는 논리다.

가령 연소득 7000만원 차주가 40년 만기 주담대(원리금균등분할상환)를 받는다고 할 경우 금리가 연 3%일 때는 DSR 40%를 적용받아 6억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지만, 금리가 6%로 오르면 4억원 밖에 빌릴 수 없다.

▶DSR 50%로만 풀어도 금리 오르면 '고위험차주' = 그러나 금리 상승이 계속되고 있고, 내년 상반기 주담대 금리가 9%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DSR을 푸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가령 앞서 예를 든 연소득 7000만원 차주가 현재 6% 금리로 4억원을 빌렸다가 추후 금리가 9%로 오르면, DSR이 무려 53%로 치솟는다. 매달 소득의 절반 이상을 빚 갚는데 써야 하는 것이다. 남은 소득으로 소득세, 국민연금 등 준조세까지 내고 나면 생활비도 빠듯해진다. DSR 40% 규제도 결코 안전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DSR을 50%로 풀어주면 해당 차주는 현재 6% 금리로 5억3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내년 상반기 금리가 9%로 오르면 DSR은 무려 70.1%가 된다. 통상 금융권에서는 DSR이 70%를 초과하는 차주를 원리금과 세금을 내고 나면 최저생계비도 안남는 '고위험차주'로 분류한다.

특히 청년층은 현재도 장래소득이 인정돼 DSR이 상당히 완화된 상태기 때문에 더 풀어줄 여력이 없다. 가령 연소득 7000만원의 25~29세 청년은 장래소득으로 31.9%를 더 인정받아 연소득이 9240만원이라 상정해 DSR을 계산하는데, 이 경우 6% 금리로 5억6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해져 지금도 현재소득 기준 DSR 52.8%까지 대출이 되는 상황이다. 현재 규제에 맞춰 대출을 받아도 금리가 9%로 상승하면 DSR이 70%를 넘는 '고위험차주'가 된다.

이에 다수의 전문가들은 DSR을 섣불리 풀 경우 차주가 원리금을 못갚아 부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도 “소득에서 세금 등 의무지출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DSR 40%는 과도한 규제가 아니다”라며 “40%를 넘어서 대출을 허용해주면 소비 생활, 미래 대비 등이 어려워진다”라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DSR이 더 커져서 소득의 반 이상을 원리금으로 낸다면 은행을 위해서 일하는 ‘약탈적 대출’이 된다”라며 “DSR을 풀었다가 담보가치가 떨어지면 회복이 어렵고, 금융 불안정성이 커지는 등 여러 부작용이 있다”라고 말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미국 금리에 종속적인데, 지금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경기 침체가 올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지금 DSR을 풀면 오히려 시장 변동에 취약한 계층이 빚을 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우려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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