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강북 전부 30~40% 떨어져
“내년 입주물량 줄어들며 다시 오를 가능성도”
서울 시내 아파트. [연합]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서울지역 전셋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10여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전세가격이 떨어지는가 하면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구하기 위해 쩔쩔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집값이 떨어지며 매도를 포기한 집주인들이 전세로 매물을 내놓고, 계속되는 금리인상에 수요자들은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11월 첫째 주(11월 7일 기준) 전셋값 변동률은 -0.48%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부동산원이 처음 집계한 2012년 5월 7일 이후 가장 큰 하락세다. 서울지역 전셋값은 지난 1월 31일 -0.02%로 하락을 시작한 뒤 41주 연속 하락 또는 보합을 이어오고 있다.
실제 서초구 대장주인 반포자이 전용84㎡는 지난달 14억원에 전세 계약됐다. 올해 중순만 해도 전세 최고가 22억원에 계약된 아파트다. 5개월 사이 8억원이 떨어진 것이다. 지금은 호가 13억원 짜리도 눈에 띤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84㎡도 지난해 5월 6억 7000만원에 최고가 계약됐던 것이 최근에는 4억원대 초반에 거래된다. 지역 부동산들에 따르면 3억원대 후반 매물도 나와 있다.
특히 서울 동북권 아파트들의 전셋값이 더욱 가파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구는 최근 한달 사이 매주 -0.76%, -0.5, -1.04%, -0.71% 각각 하락했다. 강동구도 한달 내내 매주 -0.5% 내외로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의 경우 올해 초 전세 최고가로 17억 5000만원까지 계약됐던 것이 현재는 10억원 수준이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도 전용 84㎡가 12억원 선에서 계약되던 것이 최근에는 9억원 아래로 떨어진 것도 매물이 나온다.
한쪽에서는 내년 하반기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들며 전셋값이 점진적으로 오를 가능성도 나온다. 아파트 거래량이 계속 바닥을 면치 못하는 와중 반대로 빠르게 오르는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결국 전세 물건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매도를 보류한 물건들이 전세시장에 나오며 일시적으로 전세시장에 안정 효과를 주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전세물건이 소진되고, 월세가격이 계속해 오르다 보면 다시 전세가 선호될 여지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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