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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만 맡겨도 이자 쏠쏠...파킹통장, 매력 그 자체
저축은행, 신규 고객 유치 고금리 경쟁
짧게 굴리고 정기예금 수준 이자 얻고
최대 5000만원까지 보호 안전장치도
가입때 한도·카드실적 등 조건 살피고
입출금 수수료 있는지 꼭 확인해봐야

파킹(parking)통장은 ‘주차’라는 영어 단어의 의미 그대로 자금을 잠시 맡겨 놓고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한 ‘자유 수시입출금 통장’을 뜻한다.

또 일반 입출금 통장과 달리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지급된다. 예치 기간이 짧아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챙길 수 있고 예치금액이나 기간, 입출금 횟수에 관계없이 약정이자를 받을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따라서 투자처를 찾을 때까지 여유 자금을 잠시 맡기는 용도로 활용하기 좋다. 자금을 장기간 묶어 두지 않고 필요할 때 쉽게 돈을 뺄 수 있으면서 정기 예금 수준의 이자를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유용하다.

파킹통장은 토스, 카카오뱅크와 같이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인터넷 은행이 생기면서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아졌다. 지금처럼 파킹통장의 매력이 높았던 때가 없다.

주식과 부동산으로 쏠려있던 자금들이 은행으로 쏠리고 있다. 이들 시장이 ‘베어 마켓(Bear market, 곰이 싸울 때 아래로 내려 찍는 자세를 취한다는 데 빗대 하락장을 의미)’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은 안전한 은행을 찾아 몰리고 있다. 여기에 예·적금처럼 가입과 해지를 반복하는 대신 단기간 넣어두면서 이자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바로 파킹통장이다.

파킹통장은 특히 저축은행들이 경쟁적으로 파킹통장 금리를 높이면서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최근 저축은행 파킹통장의 금리는 연 3%를 넘어섰다.

저축은행은 시장점유율에 따라 은행의 존폐가 갈리기도 한다. 지금과 같은 금리인상기에 자금이 은행권으로 몰리면서 시중은행이나 인터넷뱅킹과 경쟁하면서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상당히 높은 금리의 파킹통장을 출시하고 있는 이유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의 모바일 전용 입출금 자유 예금 통장 ‘머니쪼개기 통장’ 금리는 연 4%다. 1인 최대 5개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으며, 계좌 잔액이 모두 합해 2000만원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매월 셋째 금요일 기준으로 이자를 계산해 다음날 지급된다.

웰컴저축은행은 10월 초 보통 예금 상품의 기본 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파킹통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은 연 2.3%의 기본 이자가 지급된다. 여기에 ▷100만원 이상 급여 이체 실적 ▷자동 이체 1건 이상 △마케팅 수신 동의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3.8%까지 금리가 높아진다. 직장인만 가입할 수 있었던 요건을 완화해 만 19세 이상 실명의 개인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변경하면서 문턱도 낮췄다.

OK저축은행은 지난 9월 중 주요 예금 상품 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인상했다. 비대면 전용상품 ‘OK비대면보통예금’에 가입하면 예치금 1억원까지 연 3.3%의 금리를 제공한다. 1억원 초과분에는 기존과 동일한 연 1.0% 금리가 책정된다. 최고 연 3.5% 금리를 제공하는 입출금통장 ‘OK세컨드통장’도 있다. 해당 상품은 1000만원까지 기본 금리 연 3%가 적용되고 다른 은행 오픈 뱅킹에 계좌를 등록하면 우대금리 0.5%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SBI저축은행도 같은 시기 금융 플랫폼 ‘사이다뱅크’의 수신 상품 금리를 0.25~1%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파킹통장으로 쓸 수 있는 입출금 통장 금리는 기존 연 2.2%에서 연 3.2%로 책정됐다. 1억원까지 연 3.2%를, 1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연 0.2%의 금리를 지급한다.

페퍼저축은행도 ‘페퍼스 파킹통장’ 금리를 기존 연 3.0%에서 연 3.2%로 인상했다.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예치금 상한도 기존 3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예치금 5000만원까지 조건 없이 연 3.2%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50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선 연 1.0%의 금리가 제공되고 매월이 아닌 매분기마다 이자가 지급된다. 해당 상품은 페퍼저축은행의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 ‘디지털페퍼’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저축은행들이 파킹통장을 비롯한 수신 금리를 잇따라 인상하는 것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한 데 따른 영향도 크다.

은행채 등 자금 조달 방법이 다양한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으로선 자금 조달의 대부분을 예·적금 등 수신 상품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말까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은 만큼 파킹통장 고금리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 은행과의 수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고객 유치 차원에서 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가입 시에는 장단점이나 유의사항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돈을 일정 기간 묶어 둘 필요가 없어 유동성이 높고, 이에 더해 안정성이 높다. 파킹통장은 대부분 최대 5000만원까지 예금 보호가 적용돼 은행이 망하더라도 보장받을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성격의 CMA통장은 이른바 ‘증권사 파킹통장’으로, 국공채, 양도성예금증서, 회사채 등에 투자한다. 이를 운용하고 여기서 얻는 수익으로 고객들에게 매일 이자를 지급한다. 파킹통장과 달리 CMA통장은 과거 종금사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는 예금자보호 상품이 아니다.

파킹통장 가입 시에는 첫 가입, 한도제한, 카드 실적, 자동이체 등 각종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가입할 때 이를 잘 살펴봐야 한다.

또 이자 월지급과, 매일지급, 분기 지급 등의 조건도 다를 수 있다. 파킹통장은 이자지급이 은행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이자 지급일이 중요하다면 은행별로 이자 지급일을 확인하는 것도 좋다.

파킹통장 중에는 입출금 수수료가 존재하는 통장들이 있어 수수료가 없는 상품으로 선택하는 것도 빠뜨려선 안 될 사항이다.

금리 상승기에 이자가 오를 때 기존 가입자들의 금리를 올려주는 게 아니라 새로 통장을 만들어서 가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요즘과 같은 금리 변동기에 주의해야 한다.

또 입출금통장이기 때문에 1개월 1계좌 규제로 인해 통장 신규 개설 후 2영업일 뒤에 개설이 가능한 제한이 걸릴 수 있다.

최근 많이 발생하고 있는 보이스 피싱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체 한도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은데 파킹통장도 여기에 해당한다. 한도 제한을 두는 것은 입출금 장벽이 낮은 점을 고려해 저축은행들이 수신액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과거에는 파킹통장 한도가 1억원 이상이거나 한도가 없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수신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해 금리를 올리는 대신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형 기자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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