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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삼성 그룹컨트롤타워에 소통창구가 필요한 이유

삼성이 올 들어 하나하나 실타래를 풀어가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8·15 때 복권됐다. 지난달에는 회장으로도 취임했다. 삼성이나 이 회장으로선 올해가 변곡점이 됐다. 새로운 삼성에 대한 안팎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제 풀어낸 실로, 새 옷을 만들어야 한다. 지배구조 개선, 미래 먹거리 마련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도 주목받고 있다. 관련 인력도 모으는 중이다. 사실상 발표만 남았다. 직전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은 경영진단·기획·인사지원·전략·커뮤니케이션팀 등으로 구성됐다. 눈여겨볼 사안 중 하나는 대관(기획)과 홍보(커뮤니케이션) 기능 포함 여부다. 2017년 미래전략실이 해체될 때, 대관이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로 이어진다는 빌미를 주지 말자는 점에서 넣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그룹 총괄 홍보도 함께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관이 정부나 국회 등과의 소통이라면 홍보는 언론, 크게 보면 국민과의 커뮤니케이션 통로다.

홍보 업무가 최고경영자나 기업 관련 보도자료만 배포하는 일이 아니다. 알리는 동시에 듣는 기능을 한다. 이건희 선대회장도 이점을 잘 알기 때문에 늘 언론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겼다. 삼성 신규 임원 교육에는 언론과 소통하는 방법이 꼭 들어가 있었다. 자연스레 홍보 조직에도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새롭게 꾸려질 그룹 컨트롤타워에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빠진다면 “더 이상 외부 목소리를 안듣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이 과거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더 많이 들어야 한다. 밖의 목소리를 들어서 경영진에 전달하고 다시 외부와 소통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내부 문제를 외부 시각으로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삼성이 풀어내는 문제의 답에 대한 안팎의 눈높이가 맞춰진다. 기능이 필요함에도 없애면 음성화(陰性化)된다.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지난 5월 만난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은 앞으로 삼성이 내놓을 지배구조에 대해 “국민이 인정하고, 삼성이 수용하고, 반대쪽이 이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 기업, 시민사회 등 각계의 이야기를 듣고 답을 찾아갈 것이라고도 했다.

이병철 창업회장은 늘 ‘경청(傾聽)’을 중요시했다. 이건회 회장을 후계자로 삼고 경청 휘호(揮毫)까지 전해준 것은 유명하다. 선대회장이 강조한 경청이 곧 소통이다.

삼성은 연매출 400조원, 계열사만 60개다. 주주 600만명의 삼성전자는 국민주나 마찬가지다. 해외에 가면 엄지척을 하는 대표적인 한국기업이기도 하다. 이런 그룹에 소통창구가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밀실에 갇히면 안 된다. 그룹 컨트롤 타워에 커뮤니케이션 조직이 갖는 상징성은 이 점에서 크다.

12월 초면 삼성의 인사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관련한 조직개편도 예상된다. 이재용 회장 시대의 ‘세대교체’가 화두다. 이 회장은 취임 때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고 강조했다. 오늘의 삼성을 넘어서기 위한 지렛대는 국민과의 소통창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작은 차이 하나로 내일의 삼성이 어제의 삼성이 돼서는 안 된다.

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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