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캐시백·포인트도 ‘칼질’
금리상승에 조달비용이 크게 늘어난 카드사들이 고객들에게 제공하던 혜택을 축소한다. 무이자할부 이벤트를 조기 종료하거나 할부 개월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있는 것. 특히 내년부터는 캐시백, 포인트 등 고객 혜택 축소와 함께 연회비를 올리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익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는 하지만, 금융소비자들로서는 효용 감소가 불가피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이하 여전채) 금리가 6%까지 치솟으면서 조달 비용 급증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고객에게 제공하던 혜택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무이자할부, 슬림할부(일부 개월은 무이자, 일부 개월은 이자 고객 부담)를 2~6개월에서 2~3개월로 축소했다. 삼성카드는 마트, 온라인 상대로 전개하던 무이자할부 이벤트를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였다.
무이자할부 이벤트를 아예 조기 종료한 곳도 있다. 현대카드는 대형마트, 학원, 병원 등의 업종에서 관련 카드로 결제 시 최대 12개월 무이자 할부 및 부분 무이자 할부 혜택을 내년 1월 말까지 시행키로 했다가 지난 15일 종료했다. 또 이달부터 현대차 구매 시 12개월 무이자할부도 3개월로 축소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여전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채권시장 경색과 금리상승으로 인한 조달 비용 증가로 비용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수익성 악화를 줄이기 위한 긴축경영 차원에서 고객에게 제공했던 일부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기존 고객들이 반발할 것을 우려해 당장 혜택을 전면 중단하지 않더라도 내년부터 신규 가입자나 신상품의 혜택을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카드는 싱가포르항공과 제휴해 전 회원 대상으로 제공했던 포인트를 마일리지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내년부터 종료한다. 앞서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라 비용절감의 일환으로 고객 혜택이 많은 이른바 ‘혜자카드’를 하나씩 단종시킨 바 있다. 금융당국도 지난해 7월부터 카드사의 법인회원이 받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부가서비스, 기금출연, 캐시백 등)을 카드 이용액의 0.5% 이내로 제한하면서, 일부 카드사는 마일리지 적립 기준도 강화했다.
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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