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농민’ 외칠 정도로 40년 농업인연
과학기술·농업혁신 함께 고민하는 소통장
‘농업미래혁신포럼’ 통해 미래 대안 논의
“내년 서울·수도권서 미래 농업 토론 기대”
김병원 한국생명과학기술연구원 회장. 임세준 기자 |
김병원 한국생명과학기술연구원 회장은 202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농업공로훈장(메그리트 아그리콜, Merite agricole)을 받았다. 농협중앙회장직을 내려놓은 이후였지만,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 농업공로훈장은 1886년 제정돼, 프랑스 정부가 농식품 분야 발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 주는 상이다. 과학자 루이 파스퇴르도 이 상을 받은 바 있다.
김 회장은 ‘죽어도 농민’이라 외칠 정도로 뼛 속 깊이 농업인이다. 농협중앙회를 통해 40여년 간 농업과 연을 맺었기 때문에 농민이 줄고 농촌이 외면받지 않도록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전략가기도 하다.
그는 농업 혁신이 이뤄지기 위해선, 농가 소득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농업도 디지털과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기술 농업으로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술 농업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농업을 직업으로 갖는 청년들이 농촌으로 들어오고 또 다른 미래 동력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난해 한국생명과학기술연구원을 설립한 것도 이처럼 농업혁신의 미래를 고민하는 데에서 나왔다. 실제 연구원은 스마트팜과 바이오산업분야에 학술 연구 및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농촌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한다. 또 40세 이하 젊은 농부가 전체의 1% 미만인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청년 농부 육성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늘어나는 귀촌 인구가 자연스럽게 귀농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각종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농촌을 사랑하는 전문가 그룹과 함께 고민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40년 농협 생활 동안 얻은 것들을 더 나은 농민의 삶을 위해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한국농업미래혁신포럼’을 통해 과학기술과 농업혁신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기후 위기와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문제 등으로 식량 자족이 주요 화두로 제시되는 이 때, 기술 도입을 필요로 하는 미래농업의 대안과 비전을 한 자리에서 논의하기 위한 장을 마련한 것이다. 한국농업미래혁신 포럼은 꾸준히 이어갈 생각이다.
김 회장은 “내년에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의 도시 농업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농업의 미래를 얘기해보려고 한다”면서 “농민의 삶을 향상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