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애플리케이션 ‘페이북’을 통해 QR 결제를 진행하는 모습.[BC카드 제공]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올해 코로나19 방역 완화와 원화 가치 급락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이 급증하면서 QR 결제 인프라 확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같은 동남아 국가에서는 신용카드보다 QR 결제가 일반화돼 있어 이들 관광객의 지출 확대를 위해 관련 인프라 구축이 필요해졌다.

반면 국내 카드 사용자들은 여전히 신용카드에 익숙해져 있어 QR 결제 인프라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1일 BC카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은 코로나19 등 방역 강화로 96만7000명에 그쳤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107만4000명에 달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국적 비중은 중국과 일본이 2019년 33%와 20%에서 올해 상반기에 9%와 2%로 줄어들었다.

반면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국적의 비중이 2019년 2%와 1%에서 올해 상반기 4%와 3%를 기록하는 등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적의 올해 상반기 방한 비중은 총 32%로 국내 관광산업의 새로운 핵심 소비계층으로 떠올랐다.

이들 아세안 국가에서 방한한 관광객들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자국의 신용카드 인프라 대신 단시간에 보급률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QR 결제를 자국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어 한국을 방문해서도 QR 결제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특히 세계 인구 순위 4위 인도네시아는 신용카드보다는 스마트폰을 통한 QR 결제 시스템인 'QRIS'가 대표적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을 정도다.

이에 따라 현재 BC카드 등 국내 카드사들은 글로벌 카드사 및 현지 결제사와 제휴 등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QR 코드로 국내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인프라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QR 결제의 원조 격인 중국 유니온페이의 경우 BC카드의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방한 중국인이 주로 방문했던 지역과 가맹점을 위주로 QR 인프라를 구축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현재 중국 관광객들은 20만여개의 BC카드 페이북 QR 가맹점에서 유니온페이 QR코드를 활용해 한국에서 QR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QR 결제 인프라 구축은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소비 환경을 제공해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내 관광산업 종사자들의 매출 증대를 지원하는데도 의미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한국인들이 QR 결제 시 불필요하게 신용카드 수수료를 내지 않고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그러나 국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신용카드 인프라가 깔려있어 카드 결제가 일반적이며 QR 결제는 다양한 장점에도 여전히 익숙지 않은 게 현실이다.

국내에 신용카드 QR코드 결제 서비스가 2019년 상반기부터 시작됐지만 QR 결제는 올해 상반기 전체 카드 거래액의 0.01% 미만에 불과하다.

BC카드 관계자는 “외국 관광객의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QR 인프라 구축 사업이 진행되면 내수 경기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국내도 QR 결제 서비스 가맹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