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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금리·사업비 파열음...재건축아파트 시세도 더 하락
일반아파트 비해 가격 약세
금융권 “금리 올려달라” 요구
층수 상향 재검토 목소리까지
용산구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공사 현장. 서영상 기자

잇따르는 금리인상에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중단으로 수도권 주요 입지의 정비 사업지에서 ‘돈맥경화’가 극심하다. 금리인상과 공사비 증액 문제로 조합원과 분쟁을 치루는 사업지가 늘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집값은 더 추락하는 분위기다.

21일 정비업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사업지에선 금리인상, 공사비 증액 문제 등으로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서울시 용산구 이촌현대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은 최근 금융기관으로부터 금리인상을 요구받았다. 지난해 6월 사업비를 마련하고자 제2금융권에서 4년간 고정금리로 2.9%에 1000억원을 빌렸는데도 불구하고 금리를 높여 달라는 요구를 받은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사인 간에 돈을 빌린 것도 아니고 금융기관과 정식 계약을 통해 대출을 한 것인데 그 조건을 바꾸자고 하니 황당할 뿐”이라며 “(금리인상에 대해)조합원들을 설득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답답해 했다.

건설 자재비에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며 공사비 증액을 놓고 충돌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 방화6재정비촉진구역은 2019년 최초 계약 당시 3.3㎡당 공사비를 471만원으로 책정했는데, 최근 시공사측이 624만원으로 다시 책정하자며 공문을 보냈다. 총 공사비로 따지면 1410억원이 1888억으로 470억원 이상 오르는 만큼 조합측은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시공사 측은 다시 3.3㎡당 공사비를 609만원으로 수정 제안하며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정비사업지 곳곳에서 금리와 사업비 부족 사태로 애를 먹다 보니,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본격적으로 층수 높이기를 추진하던 단지들에서 재검토 목소리까지 나온다. 최근 서울시 건축심의위를 통과한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는 당초 서울시에서 층수 제한 폐지 등을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계기로 층수 상향을 노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주비 금리 때문에 층수를 마냥 높이는 게 부담스러워지자 재검토하자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사업승인 변경 인가 신청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는 경우 최하 1년에서 길게는 2년까지 기간이 늘어날 텐데 금리가 부담스러운 주민들이 최대한 사업을 빨리 끝내는 게 유리하다고 목소리가 높이는 상황이다.

재건축 단지들마다 이렇게 파열음이 커지면서, 가뜩이나 매수세 위축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이들 구축 아파트 단지들의 시세는 더욱 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7% 하락했다. 일반 아파트(-0.05%)는 물론 전체 평균(-0.07%)보다 큰 하락폭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가파른 금리상승으로 체감하는 부담이 커지고 대내외적 여건에 다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더군다나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하며 그 입지를 가리지 않고 다들 몸을 사리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서영상·김은희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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