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가계대출금리 공시 시작된 이래 최고
4%대 미만 저금리는 사라지고
신용대출 평균금리 10%대 진입한 곳도
서울 한 시중은행의 대출 광고 현수막.[연합] |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 “1년 새 4%이던 금리가 6%로 올랐어요”
40대 직장인 A씨는 두달 전 만기가 다 된 마이너스 통장 연장을 신청하다가 금리에 깜짝 놀랐다. 신용점수 950점으로 고신용자에 속하는 터라, 최근 금리 인상이 이뤄지긴 했으나 6% 금리를 적용받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비상 시 대비하기 위해 급여 통장에 마이너스 통장을 미리 만들어놓는 것인데, 6%대 금리는 처음 본다”면서 “혹시 잘못됐나 싶어 금리인하요구권 등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한 마이너스 통장을 안쓰도록 노력해야 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실행된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및 마이너스통장의 평균금리가 일괄 6%대로 진입해 2013년 가계대출금리 공시 제도가 시작된 이래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2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10월 중 취급된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6.31~6.63%로 모두 6%대에 진입했다. 5대 은행의 총 평균금리는 6.44%로 지난 9월(5.85%)에 비해 약 0.59%포인트(p) 상승해 5% 후반대에 머물러 있었던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모두 6%대에 진입한 것은 2013년 2월 은행권 가계대출금리 공시 제도가 시작된 이후 약 9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 9월 5대 은행 중 KB국민은행(6.00%)이 유일하게 6%대에 진입했으나 10월 들어 나머지 4개 은행 또한 6%대의 벽을 넘겼다.
하나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6.63%로 가장 높았으며 NH농협은행(6.54%), 신한은행(6.42%), KB국민은행(6.33%), 우리은행(6.31%) 등이 뒤를 이었다. 서민금융을 제외한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NH농협은행이 6.51%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하나은행(5.79%)이 가장 낮았다.
고신용자로 분류되는 신용점수 951~1000점 구간의 신용대출 금리도 5대 은행 평균 5.80%로 전월(5.27%)보다 0.53%p 상승해 6%대에 근접했다. 이와 함께 4%대 미만 저금리 신용대출도 대폭 줄어들었다. 지난 9월까지는 5대 은행 중 우리은행을 제외한 4곳에서 4%미만 금리의 신용대출을 취급했지만, 10월 들어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4%대 미만의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10월 중 1금융권 19곳에서 취급된 신용대출의 총 평균금리는 7.1%로 전월(6.46%)에 비해 약 0.64%p 상승했다. 평균금리 폭은 5.86~10.98%로 전북은행이 올해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이후 1금융권 최초로 평균금리 10%대에 진입했다.
이같은 금리 인상 추세는 10월 중 결정된 한국은행 빅스텝(기준금리 0.5%p 상승)의 영향이 크다. 그러나 빅스텝 결정이 10월 중순(12일)에 이루어진 탓에 10월 통계에 절반 정도밖에 반영되지 않았고, 오는 24일에도 최소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이에 11월 가계대출금리는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10월 중 5대 은행에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식)의 평균금리는 5.3%로 전월(4.94%)에 비해 약 0.36%p 올랐다. 마이너스통장의 평균금리는 신용대출과 동일한 6.44%p로 전월(5.75%)보다 약 0.69%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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