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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 급락에 ‘공시가 하향 조절’ 앞당긴다
원희룡 “공시가 2020년 수준으로 낮출 것”
공시가 시세보다 비싸지는 현상 해소 방안

정부가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올해보다 낮추기로 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실거래가보다 공시가격이 더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은 떨어지는 데 세금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오히려 올라 세부담이 커진다면 국민들의 반발은 커질 수밖에 없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부동산 가격 하락이 너무나 단기간에 급속도로 진행됐다”며 “공시가에 대해선 앞서 조세재정연구원이 공청회에서 제안한 (동결) 정도로는 부족해 더 강화한(현실화율을 더 낮추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대국민 약속은 최소한 2020년 수준으로 세금과 국민 부담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서 2020년 세운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계속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11월 주택 공시가격을 10년에 걸쳐 시세의 90%까지 올리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공동주택이 평균 71.5%, 표준주택(기준 단독주택)은 평균 58.1%인데, 이를 각각 2030년, 2035년까지 목표치인 90%에 도달하도록 설계했다. 2020년 평균 69%였던 공동주택 현실화율은 이에따라 지난해 70%대로 높아졌다.

하지만 최근 집값이 급락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경기도나 인천 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시세보다 20~30%씩 급락하는 단지가 나오면서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비싸지는 현상이 속출했다. 올 들어 9월까지 조세심판원에 접수된 종합부동산세 불복 심판 청구는 3843건으로 전년(284건) 대비 13.5배 늘었다.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고지서가 21일 120만여명에게 발송돼 불복 심판 청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원희룡 장관의 말처럼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춘다면 현재 71%대 현실화율은 69%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이미 정부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수정하기 위한 세부 일정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현실화율 목표치와 달성 기간을 비롯한 로드맵 전반에 대한 수정을 검토하고 있고, 22일엔 한국부동산원 서울 강남지사에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공청회’를 연다. 박일한 기자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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