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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이달엔 베이비스텝?...그래도 이자폭탄 못피한다
10년만에 기준금리 3%시대로
가계대출 금리도 연일 최고치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 힘실려

#. 30대 미혼 직장인 A씨는 지난해 보금자리론과 신용대출로 인천에 내 집마련을 했다. 다만 서울에 위치한 직장과 멀어서, 근무지 근처에 월세로 생활하고 있다. 그는 내년엔 인천 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용대출 금리가 6%를 찍으면서, 도무지 원리금 상환과 월세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A씨는 “이자 부담을 말로만 들었지, 이렇게 생활이 달라질 줄은 몰랐다”면서 “금리가 더 오른다는데 걱정돼 잠도 안온다”고 토로했다.

지난 10월 단행된 두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약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도래하며 가계대출금리 또한 치솟고 있다. 오는 24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밟으며 금리 인상 속도가 줄어들거라는 전망이 유력하지만, 이미 가계의 금리 부담은 상당한 수준이다.

▶상단 8% 뚫은 주담대...내년엔 10%대 다다를 것=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되면 현재 상단이 8%에 육박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년 중에는 10%대에 다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70~7.83%로 상단이 8%대에 근접해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달 빅스텝의 영향으로 주담대 금리의 산정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로 전월(3.40%) 대비 0.58%p 올라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신용대출금리도 마찬가지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취급된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총 평균금리는 6.44%로 지난 9월(5.85%)에 비해 약 0.59%p 상승해 집계 이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문제는 가계 이자 부담이 더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오는 24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통위에서는 또 한 번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최대 1%p로 벌어졌고, 물가 상승률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달께만 해도 거론되던 빅스텝 가능성은 회사채 시장 불안, 원/달러 환율 하락에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가 꺾이면서 옅어졌다.

▶ “韓, 물가상승·자본유출위험 크지 않아...금리인상 조절해야”=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환율도 급격하게 떨어진 만큼 빅스텝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유럽 투자은행 BNP파리바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BNP파리바는 지난 보고서에서 이달 빅스텝을 예측했지만 최근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불안 등 국내 자금시장의 위험성과 최근의 원화 안정세를 고려할 때 베이비스텝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23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물가와 펀더멘털 등을 고려할 때 급격한 금리 인상은 불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경련은 “한국의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이고, 변동성이 큰 근원물가 상승률 또한 3.4%로 OECD 20개국 중 17번째로 낮다”면서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약 13.9%p 상승한 국내 비금융기업의 부채 비율을 고려할 때,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금리 인상 완화 신호도 베이비스텝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고 있는데 내달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빅스텝이 점쳐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연준의 빅스텝 확률은 75.8%로 나타났다.

박자연·김광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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