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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 줄어도 카드는 더 긁어...가계빚 사상 최대
한은, 3분기 가계신용 잠정 통계
1870조6000억원...전년比 1.4%↑

가계 신용(빚)이 1870조원을 넘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 치웠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에 가계 대출이 줄었는데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영향으로 카드 사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임금은 그대로인데 물가가 오르면서 가계 가처분 소득이 저하된 점도 카드 빚을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70조6000억원으로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2분기(6월 말 기준 1868조4000억원)보다 0.1%(2조2000억원) 불었다. 2013년 2분기 이후 38분기 연속 증가 기조를 유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가계신용 증가는 판매신용(카드 대금)이 견인했다. 카드 판매신용 잔액은 113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3조20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이 같은 증가폭 역시 집계 이래 가장 크다.

한은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판매신용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분기별 카드 승인금액도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신용카드, 체크카드 포함) 승인액은 1분기 249조원에서 2분기 280조7000억원, 3분기 285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다만 판매신용 위주로 가계 빚이 늘어난 데에 가계 구매력 저하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계의 구매력이 떨어져서 할부구매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카드론에도 적용되면서 리볼빙이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도 “최근 통계를 보면 실질소득이 줄었다.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라며 “소비는 당장 줄일 수 없으니 카드 빚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신용에 기댄 소비는 지속력이 낮다는 데 있다. 수출 부진이 이어져 소비가 성장을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조차 힘을 잃어버리면 우리 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질 우려가 커진다. 김 교수는 “경기가 둔화되면 수요 역시 위축되고 물가는 하락할 전망”이라며 “내년에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박자연·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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