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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에도 팔았다" 개미들 주식 탈출 러시…거래대금 연초대비 42% 줄었다
연초 대비 거래량 -19%, 투자자예탁금 -33%
빚 상환·예금 가입 위해 손실에도 주식 매도
기준금리 인상 멈추는 하반기 개미 '리턴'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 직장인 임모(30) 씨는 최근 -25% 수익률에도 주식 500만원 어치를 매도했다. 5%까지 오른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우선 갚기 위해서다. 임씨는 주식 일부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지만,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4000만원 남아있어 기준 금리가 계속 오를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 공무원 허모(28)씨는 코스피가 2200선까지 하락한 7월 -30% 손실율에도 주식을 3000만원 가량 매도했다. 그 중 2000만원을 시중은행 4% 정기예금에 납입했다. 다만, 허씨는 "작년 주식 활황기를 겪다 보니 지금 은행 금리로는 성에 차지 않고 월급으로 돈을 모으기도 힘들다"며 "주식 투자로 수익 벌어본 사람들은 계속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의사를 밝혔다.

한국은행의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치솟는 대출 이자를 갚거나 안전하면서 금리가 높은 은행 정기 예적금으로 갈아타기 위해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개인 투자자의 주식 거래대금(매수액, 매도액 합산)은 연초 대비 41.50% 감소했다. 1월 598조에 달했던 거래대금은 10월 349조원으로 줄었다. 거래량도 909억 주에서 740억주로 18.60% 감소했다.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주식매매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크게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1일 기준 48조4173억원으로 연초 대비 32.50% 감소했다. 연초 70조원이던 투자자예탁금은 서서히 감소해 10월 5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기준금리와 함께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함께 올라 주식의 상대적인 매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은 30조5000억원 증가해 통계가 작성된 이래 두 번째로 증가폭이 컸다. 은행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꾸준히 오르면서 대출상환을 우선시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워 예금을 비롯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의 가치는 미래에 발생 현금 흐름을 할인해 정해지는데 금리가 높을 때는 평가를 낮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개인 투자자는 하락장보다 상승장에서 거래 활동성이 높다"며 "최근에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빠져나가는 것도 있지만, 같은 양의 개인 투자자라고 할지라도 거래의 활동성이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낮출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기 전까지 개인 투자자의 주식 냉각기는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금리가 많이 올라 주식 시장에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커지고 있고 상대적인 매력 약화는 불가피하다"며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이 끝날 때까지 매력도는 낮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내년 하반기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고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하면 개인 투자자가 돌아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센터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로 돌아서고 증시 역시 추세를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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