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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마아파트 통과 GTX 논란...원희룡 “국가사업 변경 안돼”
주민간담회서 “안전 책임지겠다”
“공익 침해 행위땐 사법조치” 강경
주민들 우회 고수 갈등 지속 전망

은마아파트 지하 관통 문제를 두고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에 대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근거 없는 주장으로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면 사법 조치를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사실상 우회보다는 단지를 통과하는 원안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민회관에서 진행된 GTX-C 노선 은마아파트 간담회에 참석해 “GTX 사업은 수도권의 교통난 해소를 위한 국가 핵심 사업으로, 특히 C노선은 국민들이 조속한 추진을 염원하고 있음에도 수년째 착수가 지연돼 불편이 크다”라며 “GTX 노선을 건설하는 데 있어서 안전과 관련해 국토부가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루에 30만명이 이용해야 하는 GTX를 과연 누가 무슨 자격과 권리로 이를 막는단 말이냐”며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이나 주민들을 선동하는 식으로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고 방해하는 행위가 계속된다면 행정조사라든지, 사법 조치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접 GTX-C 노선 공법을 설명하며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발파 등의 문제는 없다”고 강조한 원 장관은 “이미 GTX-A와 지하철 공사 과정에서 20개 구간이 주거지를 통과했고, 이미 철도가 지나는 구간에 재건축 사업이 이뤄진 곳도 12곳에 달한다”라며 “시공사가 추진 중인 공법은 이미 수많은 주택가와 도심을 통과하며 검증된 공법”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원 장관을 비롯해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 시공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모두 참여해 공사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임종일 국가철도공단 부이사장은 “향후 철도 운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소음이나 진동은 최대한 예방할 것”이라며 “공사 중에도 진동계를 통해 실시간 계측하고 조그만 것도 세심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덕정에서 수원까지 86.5㎞를 잇는 GTX-C 노선은 양재역과 삼성역을 지나며 은마아파트 지하를 통과하게 된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재건축 연한을 넘긴 노후 아파트 지하를 고속철도가 통과할 경우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거지 우회라는 기본 원칙에 따라 노선안을 변경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토부와 현대건설 측은 시공과 운영 과정에서 안전 문제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원 장관은 “기존 노선은 지난 2014년부터 이미 기술·법률 검토를 거쳐 선정된 노선”이라며 “일부 사람들이 요구하거나 반대한다는 이유로 국가사업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원안 고수 입장을 공개 확인한 셈이다.

민자사업이라는 이유로 주민과 시공사 간 갈등에 적극 개입하지 않았던 국토부가 원안 고수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GTX-C 사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GTX-C 노선은 오는 2023년 착공을 시작해 2028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최근 도봉 구간 지상화 문제를 두고 감사원이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면서 착공 계획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도봉 구간의 적격성 검토가 이뤄지면 내년 초에 모든 노선 문제를 결론낼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는 2023년 착공 계획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은마아파트 통과 노선안에 힘을 실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우회안을 주장하고 있어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은마아파트 소유주 협의회 관계자는 “대화를 더 나눠야 하겠지만, 통과를 반대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우회안이 경제성도 높다는 의견을 계속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고, 간담회에 불참한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 역시 “장관이 직접 나서 일방적 주장을 바탕으로 사법처리까지 언급한 것은 안전을 우려하는 주민들에게 가혹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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