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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경제성장률 1%대 추락...공식화한 경기침체
한은, 수정경제전망 발표
기준금리 0.25%P ↑…3.25%로
1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여력 잃어
1%대 성장 현실화땐 3년 만 최저

한국은행이 24일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잠재성장률(2%) 아래로 사실상 경기침체가 예고된 셈이다.

한은은 이 같은 경기 하방 위험을 반영해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2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2012년 7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5%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되는 만큼 금리인상으로 대응하되, 높아진 경기 하방 위험을 반영해 인상폭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3·4·16면

이창용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방향결정문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은 경기 둔화 정도가 8월 전망치에 비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완화되고 단기금융시장이 위축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0.25%포인트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지난 8월 전망치를 유지했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대폭 내렸다. 기존 전망치 2.1%보다 0.4%포인트 낮다.

성장을 이끌던 수출은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수입 비용은 오르고 반도체 등 수출 주력품의 가격은 하락하면서, 이달까지 무역수지 적자는 400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다.

방역지침 완화 등으로 내수 경기 진작을 이끌던 민간 소비도 고물가·고금리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8%로 낮추면서, 물가상승에 따른 민간 소비가 제약될 것으로 봤다. 금리 인상 시 소비는 더 약화되고, 성장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한 부담도 한은이 물가안정보다 금융안정에 중점을 두도록 한 배경이다. 통화정책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달 4.2%로 하락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도왔다.

내년 1%대 성장이 현실화되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역성장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장 물가상승 및 이로 인한 금리 인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 기간 한국 경제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전쟁종료나 유가하락 등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새 이슈가 있다면 상황이 나아지겠으나, 현 상황에서 살펴보면 내년 상반기 경기전망은 부정적이라는 게 중론이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올해 모두 일곱번 금리를 인상했으며, 이중 두 차례 빅스텝을 단행했다. 또 4월 금통위부터 여섯번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1950년 한은 설립 후 빅스텝 결정은 처음일 뿐더러, 여섯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도 처음이다.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정책금리(3.75~4.0%)와 금리차는 0.75%포인트로 좁혀졌다.

성연진·박자연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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