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글로벌 경기 둔화 등이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 성장률이 내년 상반기 1.3%로 크게 주저 앉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4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연간 성장률이 1.7%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8월 전망치(2.1%)에 비해 0.4%포인트 내린 수준이다. 올해 성장률은 2.6%으로 유지했다.

한은이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한 전망치를 내놓은 이유는 대외 요인이 크다. 한은은 "향후 국내경제는 주요국 경기 동반 부진 등으로 잠재수준을 하회하는 성장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날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상을 발표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에는 조금 보수적으로, 전체적인 해외 경제가 우리 생각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라는 전망 가정 하에 본 수치"라며 "1.7%로 낮아진 거의 대부분이 대외 요인인데, 90% 이상이 주요국의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수출이 떨어진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민간소비는 펜트업 모멘텀이 이어지면서 회복세를 이어가겠으나 금리상승, 구매력 저하 등으로 그 속도는 차츰 완만해질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높은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신규투자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투자는 주택경기 둔화, SOC예산 감소 등으로 부진이 예상된다.

상품수출은 글로벌 수요둔화 등으로 증가세 둔화흐름이 이어지다가 내년 하반기 이후 중국 및 IT 경기 부진 완화가 이뤄지면서 반등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출 기여도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상당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 기여도는 향후 1%p대 중반 수준을 나타내겠으나, 수출 기여도는 올해 0.8%p에서 내년 0.3%p로 급감한다.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은은 성장경로 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상방리스크로는 주요국 통화긴축 완화, 중국 제로코로나 조기완화, 소비회복 모멘텀 지속 등이, 하방리스크 국내외 금융불안 심화, 높은 에너지 가격 지속,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이 꼽혔다.

다만 한은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성장 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