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 업종과 협업 생태계 구축...시너지 UP
# 1. 반려견을 키우는 대학원생 이모(26) 씨는 반년 전부터 2주마다 한번씩 사료와 간식을 배송 받는 반려견 사료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씨는 “예전에는 온라인으로 사료를 주문했는데 깜빡하고 사료가 다 떨어져 당황스러운 적이 많았다”며 “구독 서비스를 신청하고 번거로움을 덜었다”고 했다.
#2. 주부 A씨는 한 달에 한 번 롯데제과의 월간과자를 구독 중이다. 한 달에 한 번 과자 랜덤 박스가 문 앞으로 배송 온다. A씨는 “따로 과자를 사는 것보다 가격이 합리적이면서도 배송까지 받아볼 수 있어 꾸준하게 이용 중”이라며 “가끔 취향과 다른 과자가 있긴 하지만 매번 어떤 제품이 올지 기대돼 즐거운 점도 크다”고 했다.
과거 녹즙, 우유 등 신선식품에 그쳤던 식품업계 구독 서비스가 과자, 밀키트, 반려견 사료까지 확장되고 있다. 고물가 시대 소비자는 편리함과 합리적인 가격을 이유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기업들은 자사몰 채널 강화를 위해 ‘구독 경제’를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제과는 2020년 6월부터 과자 정기배송 ‘월간과자’를 시작으로 빵, 아이스크림, 가정간편식(HMR)까지 구독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 롯데제과의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월 정기 구독자는 평균 3000여명에 이른다. 대표 서비스는 제과업계 최초로 선보인 과자 구독 서비스 월간과자다. 롯데제과의 공식 온라인몰 ‘롯데 스위트몰’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현재까지 누적 구독 수는 약 4만5000여 건이다.
특히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외출이 줄어들자 롯데제과는 소비자가 집에서 과자를 받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 중에서도 자녀를 둔 30~40대의 판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직접판매) 전략 강화의 일환으로 자사 온라인몰을 통한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 롯데제과의 설명이다. 별도의 유통 채널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일 수 있으며 정기 배송으로 고정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종 업종과 협업으로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롯데제과의 월간과자는 최근 ‘스포티비 나우’, ‘지니뮤직’, ‘아프리카TV’, ‘예스24’ 등 다른 업체의 구독 서비스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도 삼성전자 ‘비스포크 큐커’와 함께 밀키트 정기구독 서비스인 ‘My 큐커 플랜’을 론칭했다. CJ더마켓을 통해 ‘My 큐커 플랜’에 가입하면 정상가의 10% 수준에 비스포크 큐커를 구입할 수 있다. 여기에 CJ더마켓 또는 삼성닷컴의 식품관에서 2년간 상당의 제품을 삼성카드로 구매하는 조건이 붙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변화하는 주방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고객이 보다 맛있고 편리한 식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주방가전업체와 식품업체 간 협업 생태계 구축하자는 취지로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정기구독 서비스로 포화 상태인 반려견 사료 시장에서 차별점을 뒀다. 하림펫푸드는 지난해 2월부터 ‘가장 맛있는 30일’ 프리미엄 휴먼그레이드급(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 등급을 사용한) 사료에 대한 정기 구독 서비스도 시행했다.
정기배송 요일을 선택하면 ‘2주에 한 번 오늘 생산된 사료를 오늘 발송해주는 서비스’로 수입 사료 대비 신선한 품질을 강조했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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