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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컨테이너 반출입량 평시대비 7.6% '물류 마비'...韓경제 '빨간불'
[탈출구 없는 한국경제]
7개월째 무역적자-3高 위기에 노동계 파업 '직격타'
'물류마비'로 컨테이너 반출입량 평시의 7.6% 수준
259개 건설현장 레미콘 타설 중단...건설현장 '셧다운'
주유소 기름도 '바닥' 보일라...전방위 산업에 피해 확산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 처한 한국 경제가 노동계의 파업으로 더욱 깊은 수렁에 빠져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역 적자는 7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데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로 인한 내수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물류가 마비되면 철강·조선·건설 등 핵심 산업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2788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평시(3만6655TEU) 대비 7.6% 수준까지 떨어졌다. 광양과 평택·당진, 울산항 등 일부 항만에선 컨테이너 반출입이 거의 없는 상태다. 컨테이너 장치율은 62.4%로, 평시(64.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장치율은 항만의 컨테이너 보관 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의 비율을 뜻한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외국 선사들이 국내 항만을 기피하는 등 항만 신인도가 저하되고, 장치율 상승으로 항만 운영이 마비되는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계 피해는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전날 시멘트 10만3000t의 출하가 계획됐지만, 화물연대파업으로 실제 출하량은 9% 수준인 9000t에 불과했다. 피해 금액은 전날 약 94억원을 포함해 누적 464억원에 달한다. 전국 459개 건설 현장 중 절반이 넘는 259개 현장에서 지난 25일부터 레미콘 타설 작업이 중단됐다. 레미콘 업계는 오는 29일부터 전국적으로 생산이 중단돼 대부분의 건설 현장 공사도 중단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가 중단되면 철강, 마감재, 전기, 기계 등 다른 업종까지 피해가 연쇄적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SK,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대 정유사 차량 중 70~80%가 화물연대조합원이기 때문이다. 철강업계에서도 긴급 물량을 제외한 출하가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철도와 해상 운송을 통해 평시 대비 10% 미만의 물량만 출하가 이뤄지고 있다. 이 탓에 자동차, 건설, 조선 등의 업계로 피해가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 울산공장 등 자동차 생산공장에서는 완성차를 출고센터로 탁송하는 카캐리어가 대부분 운행을 중단됐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피해액은약 2조원에 달했다.

한편 이날 국토부는 화물연대와 첫 교섭에 나선다. 양측의 공식 대화는 지난 15일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교섭이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화물연대는 올 연말 종료되는 안전운임 일몰제의 폐지와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일몰제 3년 연장 및 품목 확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섭이 무산될 경우 정부는 오는 29일 국무회의에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상 업무개시명령(운송개시명령)을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화물기사 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고 화물운송사업자 면허도 취소된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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