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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동력 약화 韓경제, 광공업 -3.5%…성장 지탱한 내수도 삐그덕
통계청, 30일 10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제조업 재고 줄었지만 “긍정적 신호 아니다”
쌓이는 제고 감당 못해 가동률 줄이고 소진
소비도 본격적인 위축…상품 물론 서비스도
탈 코로나 특수 끝났다…숙박·음식 1.4%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통계로 확인되고 있다. 전세계 수요가 둔화하면서 수출 타격이 본격화 했고, 이에 광공업 생산은 2년5개월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제조업 재고는 일부 감소했지만, 쌓이는 물품을 감당하지 못해 생산을 줄이고 재고를 소진하는 기류가 생겨난 영향이 크다.

내수도 상황이 안 좋긴 마찬가지다. 소비는 2개월 연속 줄었다. 지금까지 상품 소비 감소에도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한 것은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 등 ‘대면서비스업 소비’가 활황이었기 때문인데, 이또한 감소세로 전환했다. 4분기부터 경기침체 신호가 감지되기 시작되면서 다음해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점차 더 힘을 받고 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은 전월대비 3.5%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이 이 정도로 주저앉은 일은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한 2020년 5월(-7.3%) 이후 2년5개월만에 처음이다. 경승용차와 대형버스를 중심으로 완성차 생산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자동차 생산은 -7.3%를 기록했다. 기계장비 생산도 7.9% 줄었다. 반도체조립장비, 웨이퍼가공장비, 금형에서 생산이 감소했다.

전년동월비로 봐도 광공업 생산은 상황이 좋지 않다. 9월까지만 해도 전년동월비로는 0.7% 상승을 기록했으나 10월엔 -1.1%를 기록,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달 광공업 생산 전년동월비는 5.1%였다. 코로나19 이후 매서운 경기회복세를 보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침체기로 빠르게 들어서고 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대비 1.4% 감소했지만, 좋은 신호로 읽히지 않는다. 일단 전년동월비로 보면 4.5%가 늘어났다. 게다가 제조업평균가동률은 72.4%로 전월대비 2.7%포인트 하락했다. 재고가 매출로 전환됐다기 보다, 쌓이는 상품을 감당하지 못해 공장 가동을 일부 멈추고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고가 줄어든 것은 조정 성격이 강하다”며 “재고가 쌓였고, 이를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가동률이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고 감소를 긍정적으로 볼 측면만 있는 게 아니다”며 “특히 반도체 산업은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수요가 둔화하고 있어 생산을 줄이고 재고를 감소시키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10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대비 0.9% 늘었다. 다만 이는 앞서 생산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9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대비 4.5% 감소했다. 8월엔 12.8% 줄었다.

소비도 상황이 안 좋긴 마찬가지다. 10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대비 0.2% 감소했다. 벌써 2개월 연속 감소다. 소비는 3월(-0.7%)부터 7월(-0.4%)까지 5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8월 반등에 성공했으나, 1개월 지속하는데 그쳤다.

정부는 그럼에도 소비가 활황이라고 분석해왔다. 소비는 상품 소비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통상적 의미의 소비는 음식 및 숙박점업 생산 등 대면서비스업 소비를 포함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 대면서비스업 소비 증가세가 상품 소비 감소세를 만회하고도 남았다. 그러나 10월부터는 상황이 바뀌었다.

10월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은 전월대비 1.4% 줄었다. 지난달 2.2%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했다. 숙박업 생산이 7.5% 사라졌고, 음식점 및 주점업도 0.6% 줄었다.

어운선 심의관은 “수출과 제조업은 둔화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고, 소비를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이 내년 경제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물가 상승이 계속되고 금리가 높아져 불안감이 있고,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비가 어떻게 버티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기재부는 이날 2022년 10월 산업활동 동향 및 평가에서 “10월은 수출 부진 등으로 광공업 생산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그간 경기회복을 견인해온 소비도 추가상승이 제약되며 회복흐름 약화 조짐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경기둔화, 반도체‧부동산 경기하강으로 수출‧투자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강도가 제약되면서 향후 경기흐름의 불확실성 증대됐다”며 “수출 감소세 지속,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영향 등이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되고, 소비·투자의 경우 이태원사고 영향, 반도체‧부동산 경기 하강, 아직까지 높은 물가수준, 금리 상승 등이 리스크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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