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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장값 내렸다고?...배추 빼고 다 올랐다
김장철 장바구니 요지경
배추는 안정세...무 등 속재룟값
작년보다 대부분 20~40% 올라
생강은 1㎏당 70% 가까이 껑충
정부 비축량 공급 물가안정 분주

한파가 찾아오면서 전국에 본격적인 김장철이 다가왔다. 이미 중부지방은 11월 하순부터 김장이 시작됐다. 남부지방과 동해안에서는 12월 상순이나 중순께 속속 김장하는 모습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때 1만원대까지 올랐던 주재료인 배추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속재료가 여전히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농산물유통센터(atKAMIS)에 따르면 배추 1포기의 가격은 29일 기준 2890원으로, 1년 전 (4433원)에 비해 34% 하락했다. 평년 가격(3361원)과 비교해도 15% 가까이 낮은 가격이다.

여름 폭우와 폭염, 태풍 ‘힌남노’까지 덮쳐 두 달 전 ‘금치’라고 불렸던 배추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든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여름배추 가격이 오른 여파로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2% 증가했다. 생육도 양호해 생산량도 지난해보다 10%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문제는 속재료다. 채솟값 급등과 고물가 영향으로 속재료 가격 부담이 커진 것이다. 김치를 담글 때, 배추를 절이는 데 쓰는 소금부터 무, 고춧가루, 양파, 생강, 새우젓, 미나리, 배 등 다양한 부재료가 필요하다. 무 1개 가격은 2247원으로, 평년(1784원) 대비 여전히 비싸다. 한 달 전 가격인 3299원에 비해 개당 1000원 가까이 내렸지만, 여전히 지난해(1801원)에 비해 24% 오른 가격이다.

이런 탓에 김장나눔 등을 하는 봉사단체에서는 주변에서 무를 얻어오는 일도 있었다. 경남 거제 옥포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소속인 박옥미(60대) 씨는 “(부)재료 가격이 너무 올라 일부에서는 무를 뽑아 오고, 얻어서도 왔다”며 “육수를 내는데 사과, 배, 버섯, 명태까지 들어가는데 정해진 예산으로는 감당이 안 되니 저희 집에 있는 재료들도 가져왔다”고 말했다.

무의 경우 1개당 가격이 약 4000원에 이르는 곳도 있어 일부 소비자는 작은 무를 4~5개를 다발로 사는 경우도 있다. 개당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생강은 1㎏당 1만1472원으로, 1년 전(6717원)에 비해 무려 70% 가까이 올랐다. 양파는 1㎏당 2839원으로, 1년 전 가격(2141원)에 비해 30% 넘게 올랐다. 미나리도 귀해졌다. 미나리 100g당 가격은 1382원으로 지난해(955원)보다 44% 올랐다.

겨울김치에 넣는 굴 가격도 평년 대비 올랐다. 굴 소매가격 1㎏당 2만7302원으로 평년 2만961원 비해 30% 가까이 올랐다. 다만 지역별 격차가 크다. 농산물유통센터에 따르면 대구 칠성시장에서는 29일 기준 1㎏당 1만7600원에 팔리고 있지만, 강릉 중앙시장에서는 2만8300원에 팔리고 있다.

멸치액젓은 1㎏당 4964원으로 1년 전(4667원)에 비해 6% 가까이 올랐다. 마늘 가격도 심상치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14개 주요 농축산물 주간 가격 동향에 따르면 1㎏당 평년 소매가가 7476원이던 깐마늘은 1만원을 이미 돌파했다. 24일에는 1만1192원으로 1만1000원를 넘어섰다.

채소 가격 오름세에 김장 양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 경남 함안에 거주하는 60대 김모 씨는 “홍고추를 말려 고춧가루를 김장을 하는데, 이번에 농수산시장에서는 한 박스(10㎏)에 4만원이나 주고 샀다”면서 “모자라서 식자재마트에서 7만원을 주고 한 박스를 더 샀는데 더 사다가는 안 되겠다 싶어 김장 양을 좀 줄였다”고 말했다.

정부가 10월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했지만 부재료 가격은 고물가 영향을 완전히 피하진 못하고 있다. 정부는 마늘·고추·양파 정부 비축량 1만t을 11월 공급했다. 마늘의 경우 소비자 30% 할인 판매 조건을 거는 등 물가 안정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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