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통해 희소성은 ↑ 가격은 ↓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9.4도, 체감온도는 영하 15도를 기록한 1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라 강남역점 앞에는 맹추위에도 자라와 국내 패션 브랜드 아더에러의 협업 컬렉션 판매 소식을 들은 20여 명의 사람이 줄을 섰다. 11월 3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두 브랜드의 팝업 전시회 ‘A to Z’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몰렸다.
MZ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아더에러와 자라의 협업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전 세계 동시 공개되는 팝업 전시는 서울과 파리, 두 개 도시에서만 진행한다. 이번에는 두 브랜드의 협업 컬렉션 뿐만 아니라 두 브랜드의 철학을 담은 미디어 아트도 마련됐다.
이날 오전 한파 속에서 줄까지 서 가며 ‘자라×아더에러’ 컬렉션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자라 관계자는 “오픈 시간(10시30분) 약 1시간 반전인 (오전) 9시께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 브랜드의 컬래버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자라에는 여성 손님이 많은데 스트릿 패션을 찾는 남성 고객층도 많이 찾았다”고 덧붙였다.
11월 30일 찾은 전시 공간도 현대미술관을 방불하게 했다.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옷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어두컴컴한 내부에서 한 가상 인간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이번 전시에서 두 브랜드는 미디어 아트를 통해 브랜드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글로벌 미디어 아티스트인 ‘툰드라’도 작업에 참여했다. 주제는 ‘순환’, ‘반복’, ‘무한함’, 이를 통한 ‘소통’이다.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 수 있고 반복적이고 확장적인 이미지를 표현함으로써 두 브랜드의 연속적인 상상력을 표현했다.
컬렉션 판매는 자라 19개 매장과 공식 온라인 스토어, 제페토 내 ‘자라’ 스토어 전용관에서 진행된다. 강남역점·롯데월드몰점·스타필드 코엑스몰점·눈스퀘어점·부산 서면점·롯데 센텀시티점은 이번 컬렉션을 위한 스폐셜 조닝을 마련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MZ세대가 자라와 아더에러 컬래버에 열광하는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다. 아더에러는 매 시즌 일정 수량 이상은 생산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아직까지 아더에러 성수동 매장에서는 주말 대기자가 30팀에 이를 정도로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 또한 SPA브랜드인 자라와 협업하면서 가격이 아더에러 평균 제품보다 30~50%가량 저렴해진 점도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
두 브랜드의 협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난 협업 당시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에는 2~3배 웃돈이 붙은 AZ 컬렉션 리셀 의류가 판매되기도 했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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