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로 ‘현대차그룹’ 생산 전기차 보조금 제외
韓 “IRA 방안 재고” 주장에…美 ‘미온적’ 입장
기아 EV6. [기아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지난 8월 중순 발효된 후 4개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 전기차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이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아이오닉 모델의 판매량은 1193대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아이오닉 모델 판매 대수(1580대)와 비교했을 때 24.5% 감소한 수치다.
IRA는 지난 8월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 공포하면서 곧바로 시행 들어갔다. 이후 아이오닉 판매량은 10월(1580대)을 제외하고 8월 1517대, 9월 1306대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기아 전기차인 EV6의 11월 판매 대수는 641대에 그쳤다. 10월 판매 대수(1186 대)보다 46% 줄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경제 치적’으로 자평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북미산 최종 조립 전기차에 세액공제를 주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북미 밖에서 최종 조립이 이뤄지지 않는 외국산 전기차는 차별 대우한다는 비판이 일각에서는 제기돼 왔다. 국산 전기차도 국내에서 조립해 해외로 판매하고 있어, 우리 기업에 피해가 생길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왔다.
우리 정부는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캄보디아 프놈펜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한국 기업의 미국 경제 기여를 고려해 IRA 이행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여기에 구체적인 답변 없이 “동맹의 우려를 이해한다”는 입장을 원론적으로 내놨다.
한편 IRA 시행에 따른 전기차 주력 모델 판매 부진에도 현대차와 기아는 11월 미국 시장 전체 판매량이 늘면서 신기록을 달성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11월 미국 시장 총 판매량은 12만5013대다. 현대차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5005 대)를 포함해 6만8310 대로 전년 동월보다 판매량이 38.4%, 기아는 5만6703대로 판매량이 25.1% 증가했다. 각 브랜드 모두 8월부터 4개월 내리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시장 판매 증가는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 경쟁력 효과와 더불어 신형 니로 등 신차 효과,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 따른 기존 인기모델 판매 확대, 반도체 공급난이 한창이던 지난해 하반기의 기저효과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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