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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5층룰’ 풀렸지만...한강변 재건축 ‘썰렁’
이미 호가에 반영...문의조차 없어
중개사 “대출금리 오르는데 누가...”
서울 용산구 원효로4가 산호아파트. 신혜원 기자

서울시가 아파트 높이를 35층으로 제한했던 규제를 8년 만에 폐지하면서 재건축 조합은 들뜰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 시장은 요지부동이다. 특히 용산구 일대 주요 한강변 단지는 호가 상승은커녕 문의조차 ‘제로(0)’ 수준이라는 반응이다. 고금리가 규제완화로 인한 혜택을 잡아먹는 형국이다.

서울시가 35층 높이 제한 규정을 삭제한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을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원안 가결했다고 밝힌 지난 1일 오후 기자가 찾은 용산 한강변 일대 재건축 단지는 대체로 잠잠했다. 용산 한강변 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는 입을 모아 ‘문의 자체가 없다’, ‘35층룰 폐지는 기정사실화돼 있어 이미 호가에 반영돼 있었다’고 전했다.

1970년 준공돼 용산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동부이촌동 한강맨션 아파트와 1979년 준공된 한강삼익아파트는 재건축 절차를 밟으면서 층고 상향을 추진해왔다. 애초 35층 높이 제한 규정이 폐지되면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매물·호가에도 변화가 있을 거란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고금리발 부동산 시장 침체 탓에 현장 분위기는 딴판이었다. 한강맨션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35층룰 폐지 후에도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며 “이미 기존에 재건축 조합에서 68층으로 층고 상향이 될 것이라고 못을 박아놓은 형국이어서 제도만 쫓아온 것이다. 주민들은 이미 (규제 폐지가) 된 거란 생각에 미래 가치로 반영해 호가를 부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 대표도 “대출 금리도 너무 오르는데 요새 살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했다.

35층룰을 폐지하는 내용의 ‘서울플랜’도 지난 3월 발표되며 사실상 한강변 단지의 재건축 추진 과정은 규제 완화를 전제로 움직였다는 전언이다.

한강삼익아파트 인근 공인 대표도 “서울시의 35층룰 폐지 확정 후에도 별 반응이 없는 건 주민들이 룰이 폐지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이유도 있지만 워낙 경기가 안 좋으니까 연락 자체가 없다”고 전했다.

용산구 원효로4가에 위치한 한강변 단지인 산호아파트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산호아파트는 최근 기존 35층에서 최고 47층 규모로 변경해 사업시행 계획안을 준비 중이다.

산호아파트 인근 공인 대표는 “매매가 하나도 안 되고 있다”며 “35층룰 폐지 후에도 변화가 없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층고를 올리면 건설비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고 그렇게 되면 추가 분담금도 올라가는 것인데 아직은 거래하기 불안정한 상황이어서 다들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공인 대표는 “시장 변화가 전혀 없다”며 “층고 상향 폐지가 문제가 아니라 금리부터 내려가야 한다. 거래가 씨가 말랐다”고 토로했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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