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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드만 CEO “주식, 주택 1년간 약세”…美월가 거물들 ‘경고음’ 쏟아내
골드만 CEO "미국 경제 연착륙 가능성은 35%"
모건스탠리, 직원 약 1600명 해고 계획
경기둔화·연준 금리인상 지속 우려 확산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금융계의 거물들이 한 목소리로 경기침체 우려를 쏟아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기조가 바뀔 것이란 성급한 기대를 안고 단꿈에 빠져있던 시장은 다시 두려움에 휩싸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CEO회담에서 “앞으로 다소 험난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과 주택시장이 1년 간 약세를 보일 것이며, 연준이 미국을 불황으로 내몰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연착륙을 이룰 가능성은 3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뉴욕거래소의 골드만삭스 로고. [로이터]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CNBC에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은 모든 것을 잠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이 ‘폭풍 구름’과 같다며 “이런 요인들이 경기 침체를 초래하는 허리케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사 샬럿 모건스탠리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보탰다. 그는 블룸버그TV에 “일부 대기업의 수익 추정치는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위험 등 전례 없는 요인들이 쌓인 상황에서 애널리스트는 물론 기업 자체적으로도 실적 전망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단 것이다. 또 노동 시장 강세에도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 쌓인 저축이 바닥나면서 경기 둔화를 더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이들의 경고는 단순 발언에 그치지 않는다. 골드만삭스는 2020~2021년 간 비대해진 인력을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소 수백명이 골드만삭스에서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브라이언 모이니한 CEO는 경기 침체를 앞두고 인력 관리 차원에서 채용을 늦추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이미 전세계 직원 8만3000여명의 약 2%인 1600명을 감축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 아마존 등 거대 기술기업들의 해고 바람이 금융계까지 밀어닥친 것이다.

약속이나 한 듯 이날 쏟아진 월스트리트의 경기침체 우려는 악재도 호재로 해석해온 시장의 ‘확증편향’에 강력한 펀치를 날렸다.

그간 시장은 경기 전망을 할 땐 탄탄한 고용과 지속되는 소비지출 등을 근거로 낙관론을 펼쳤다. 설사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기간은 짧게, 강도는 약하게 지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동시에 연준의 통화정책은 물가 압력 완화 신호가 나오자 긴축 완화로 전환할 것이란 기대를 품었다. 경기 진작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시나리오에 빠져 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고용지표와 경기지표 등에서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온데다 이날 월스트리트 거물들이 직접적으로 경기침체를 언급하자 서둘러 현실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0.76포인트(1.03%) 내린 3만3596.3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7.58포인트(1.44%) 떨어진 3941.26으로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5.05포인트(2.00%) 떨어진 1만1014.89로 이틀 연속 급락했다.

미 국채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역전 폭은 계속해서 확대되면서 경기침체는 기절사실화하고 있고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도 급락했다.

무엇보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인상 사이클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당초 시장은 12월 FOMC에서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에 이어 내년 2월과 3월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2월 FOMC에서 추가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50% 가까이로 올라왔다. 3월 FOMC에서 빅스텝을 이어갈 가능성은 아직은 낮게 평가되고 있지만 12월 FOMC 결과에 따라 3월 빅스텝 가능성이 대두될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스콘 존슨 이코노미스트는 2023년 "연준은 최종 목표금리인 5%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2024년 1분기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2023년 미국과 유럽의 경기가 30년 만에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슨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2.4%로 예측하면서 “올해 추정 3.2%에서 하락한 수치이며 2009년과 2020년의 위기를 제외하면 199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

다만 주요한 수치는 국가 별로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이 내년 이후에도 경기 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반면 미국은 내년 한해로 침체가 끝날 전망이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예상보다 빨리 종료되고 위기에 처한 자산시장에 대한 부양책으로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존슨은 “중앙은행들이 긴축 정책을 시작한지 1년이 지나면 통화 정책에 있어서도 국가 간 차이가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목표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연방준비제도(Fed)가 최종 금리 목표인 5%를 향해가고 있고 2024년 1분기까지 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존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해 최종 금리 수준이 낮아지고 2023년 말에 인하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됐다. 코로나 회복 지원과 통화 가치 약세 우려 사이에서 갈등 중인 중국은 제한적으로 금리 인하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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