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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위 20% 자산격차 ‘역대 최대’...64배로 치솟아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5분위 자산 9% 늘어 16억원대
가구 98.5%, 부동산 자산 보유
1인가구 늘어난 1분위 자산 줄어
순자산 불평등도 10년 만에 최고
서울 서초구 잠수교에서 한 시민이 이촌동 일대 아파트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경기침체 속에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자산 상위 20% 가구와 하위 20% 가구의 자산 격차가 올해 64배로 치솟으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의 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순자산 지니계수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런 현상은 최근 2~3년 동안 진행된 부동산 가격 급등 때문으로 분석되지만, 이후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자산 불평등도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자산 상위와 하위 계층의 고금리에 대한 대응력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선 자산·소득 하위계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4·20면

7일 통계청의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자산 상위 20%(자산 5분위) 가구의 자산은 평균 16억5457만원이었다. 이는 하위 20%(자산 1분위) 가구의 평균 자산 2584만원의 64.0배에 이르는 규모다. 상위 20%와 하위 20%의 이러한 자산 격차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2년 이후 최대다. 종전 최대는 2012년 62.4배였다.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이루면서 관련 자산의 비중이 큰 상위 20%의 자산이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가계금융복지조사 비교 시점인 2021년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7.47% 상승했는데, 거액 자산가일수록 그 혜택을 많이 본 것이다.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도심의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박해묵 기자

상위 20%의 자산은 1년 전보다 1억3769만원(9.1%) 늘었다. 이 중 부동산이 1억2853만원(10.7%) 증가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위 20%인 1분위의 자산은 1년 전보다 13만원(0.5%) 줄어들어 분위 가운데 유일하게 자산이 줄었다. 1분위의 부동산 자산은 9.3% 감소했다.

분위별로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가구 비중을 보면 5분위 중에서는 98.6%가 부동산 자산을 보유했다. 상위 20% 대부분이 부동산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1분위는 10.1%에 그쳤다. 부동산의 자산 격차가 전체 자산의 격차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처럼 하위 계층의 자산이 감소한 것과 관련해 통계청은 젊은 세대의 1인 가구가 많이 늘어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가구를 기준으로 집계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 특성상 자산을 적게 가진 사회초년생 등이 취업 등을 이유로 독립하면서 새로 1분위에 편입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측면에서도 불평등도는 1년 전보다 더 커졌다. 불평등도를 측정하는 순자산 지니계수는 0.606이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2년(0.617)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도가 높다는 의미다.

자산을 많이 가진 계층이 더욱 부자가 되고, 자산이 적은 계층은 더 가난해지는 자산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양극화가 심화돼 사회·경제적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 특히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면 빈곤층·취약계층일수록 그 피해를 심하게 받으면서 양극화를 부채질할 수 있다. 때문에 불평등도를 완화하기 위해선 취약계층을 타게팅한 선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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