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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주변 사람들로부터 공감, 이해, 보살핌 등 정서적 지지를 받는 노인의 치매 발병률이 그렇지 못한 노인에 비해 치매 발병률이 절반 가량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질적 지지는 치매 발병률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와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오대종 교수 공동연구팀은 국내 60세 이상 노인 5852명을 8년간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JAMA)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 최신 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주변 사회로부터 감정적 지원을 받는 '정서적 지지'와 가사, 식사, 진료, 거동 등 실질적 도움을 받는 '물질적 지지' 중 어떤 것이 부족할 때 치매 발병 위험이 커지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충분한 정서적 지지를 받는 노인의 치매 발병률은 매년 1000 명당 9명인데 반해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 1000 명 당 15.1명으로 60% 가량 높게 나타났다.

특히 여성은 정서적 지지와 치매 발병 위험 간의 연관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여성은 치매 발병 위험이 61% 높았고, 치매 중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도 66% 높았다.

반대로 남성은 치매 발병 위험이 25% 높아져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반면 물질적 지지의 차이는 유의미한 치매 발병률 차이를 가져오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물질적 형태의 도움보다 정서적 공감과 이해가 노인 치매 예방에 더 중요한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정서적 공감을 바탕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표준화, 효과 검증이 필요하다"며 "지역사회 및 국가 단위의 치매 예방 전략 수립 시에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고위험 노인을 대상으로 가족이나 혹은 유관기관에 종사하는 이른바 사회적 가족들이 정서적 지지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