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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S 코앞인데...대세 메타버스株 우수수
KRX반도체 지수 한달새 10.6%↓
2020~2021년 상승기류와 반대
美로블록스·애플도 10%대 하락
고금리에 사업 부진이 호재 덮어

내년 1월 5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3’에 대해서 만큼은 ‘테마주’가 강세를 보인다는 ‘공식’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 세계 IT 분야 전문가가 한목소리로 이번 CES의 최대 키워드로 ‘메타버스’를 꼽지만, 정작 국내 증시는 물론 미국 증시도 관련주가 지지부진해서다.

▶KRX 반도체·정보기술·미디어&엔터 지수 동반 하락=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메타버스 기술 개발과 콘텐츠 서비스 관련 기업이 모여 있는 개별지수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메타버스 관련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메타버스 서비스에 필수적인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기 제작에 필요한 부품·장비를 공급하는 업체가 모여있는 ‘KRX 반도체’, ‘KRX 정보기술’ 지수의 하락폭은 눈에 띨 정도다. 지난달 16일 2722.36이던 KRX 반도체 지수는 지난 16일 2432.99로 10.6% 떨어졌다. 같은 기간 KRX 정보기술 지수도 1452.74에서 1321.93으로 9% 하락했다.

이는 CES 행사 개막을 2~3주가량 앞둔 2020~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도 확연히 달랐다. KRX 반도체 지수는 1년 전 같은 기간엔 7.5% 상승했고, 2년 전 같은 기간에도 9.6% 올랐다. KRX 정보기술 지수도 1~2년 전엔 2.8~12.9% 올랐다.

메타버스 서비스 내에 콘텐츠를 기획·생산하는 업체를 모은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도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6일까지 등락을 반복한 끝에 4.1% 하락했다.

▶美 메타버스 관련주도 약세=CES 개막을 주가 상승을 재료로 활용하지 못한 건 미 증시도 마찬가지다. 미 증시 내 대표 메타버스주로 꼽히는 로블록스의 주가는 최근 1개월(11월 18일~12월 16일) 새 12.93% 떨어졌다. 내년 VR과 AR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혼합현실(MR) 헤드셋 첫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애플도 이 기간 11.09% 급락했다.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운영 플랫폼을 제공하는 유니티테크놀로지스의 주가는 16.41% 빠졌고, 글로벌 산업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데스크도 8.54% 미끄러졌다.

같은 기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가 3.95%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훨씬 크다. 그나마 메타버스에 대한 집중 투자를 공언한 메타(옛 페이스북)의 주가만 지난 한 달간 6.59% 상승했지만, 연초 주가(336.53달러)와 비교하면 3분의 1 토막이다.

▶高금리 등 매크로 악재에 성과 부진 겹쳐=증권가에선 CES 2023 등 단기 호재보다 ‘피봇(pivot·금리 인하)’ 없는 고(高)금리 시대 장기화란 거시경제 이슈가 메타버스 관련주에 훨씬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5%대 이상 유지하겠다고 공언했고, 유럽중앙은행(ECB)·영란은행(BOE) 등도 동조하고 나서면서 기술·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돼 주가 하방 리스크를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등의 예상보다 강한 ‘매파’ 발언에 기술주 등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나스닥 내 주요 종목 주가가 떨어지는 모양새”라며 “나스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증시도 하향 압력을 받고 있으며,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에 부품·제품·서비스 등을 공급하는 국내 기술 기업도 영향을 피해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가 지지부진한 점도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은 내년 3월로 예정됐던 MR 헤드셋 출시 일정은 또다시 내년 하반기로 미뤘다. 이 때문에 MR 헤드셋에 적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개발에 주력해온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지난 1년간 메타버스 기술에 100억달러(약 13조원)가 넘는 돈을 쏟아부은 메타는 결국 지난달 9일 1만10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정리 해고를 단행하기도 했다.

남 연구원은 “메타버스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가 애매한 상황에 고금리 등 거시경제적 한계까지 더해져 주가 상승에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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