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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사 역대급 긴축에 “알짜고객, 강남엄마 잡아라”
카드사 학원가 혜택 강조
항공·호텔 등 나머지 혜택은 오히려 줄어
“지속가능한 경영 위해 주요 고객은 잡아둬야”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져 역대급 긴축 기조로 돌아선 카드사들이 알짜 고객을 찾아 사활을 걸고 있다. 학원가에서 자녀들의 교육비를 매달 ‘따박따박’ 지불하는 강남엄마가 그들이다. 수십만원의 연회비를 내는 VIP고객의 혜택까지 축소하며 ‘디마케팅(고객 수 줄이는 것)’을 펼치는 카드사가 교육 관련 마케팅은 유지해나가는 모습이다.

신한카드 항공·호텔 줄이고, 삼성카드 학원 혜택 카드 홍보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3월 학원, 온라인강의 등 교육비 할인을 제공하는 ‘삼성 iD EDU’ 카드를 출시한 뒤 방학을 앞두고 적극 홍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 카드는 교육비 결제에 특화된 상품으로 학원, 학습지, 온라인 강의를 10% 할인하며 월 최대 할인 한도는 7만원에 달한다. 이는 다른 카드의 월 할인 폭 대비 파격적인 한도에 해당한다.

삼성카드의 iD EDU 카드

KB국민카드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카드 중 하나인 ‘굿데이 카드’에서도 학원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학원에서 이 카드를 사용하면 식당·카페·편의점·약국·피트니스센터와 함께 10%를 할인해준다. 120만원 이상 사용할 시 학원에선 30만원까지 할인 한도가 주어지며 이는 주유 다음으로 가장 큰 폭의 할인이다. 신한카드 역시 ‘부모마음을 잘 아는 카드’라는 기조로 수년 전 발행한 신한카드 Edu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 카드는 교육업종에서 5~10% 캐시백을 제공한다. 또 150만원 이상 이용할 시 4만5000원까지 할인을 제공한다.

이는 최근 허리띠를 졸라매기 위해 각종 혜택을 줄이고 있는 상황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1일 LG, 아시아나항공 등과 함께 제휴를 맺고 있던 각종 신용카드를 발급 중단한다고 밝혔다. 주유나 와인 등에 각종 할인혜택을 제공하던 체크카드도 발급이 중단됐다. 다른 카드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대 20개월까지 가능하던 무이자 할부는 최근 3개월 이상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됨에 따라 소비가 늘면서 카드 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선불카드를 합친 전체 카드 승인액은 93조9천억원으로 작년 동월 대비 10.1% 늘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카드로 결제하는 모습. [연합]

지출이 큰 마케팅 대상은 대폭 축소하되, 매달 거액의 자금이 들어오는 주요 고객은 잡아두겠다는 카드사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방학을 앞두고 1인당 최대 결제액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학원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좋고 상품성이 좋은 제품은 유지·활성화 하는 것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업권이 어려워져도 알짜고객은 잡아야 한다”며 “주요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유지돼야 지속가능한 경영을 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 결제액 3개월 연속 10%대 상승…오히려 ‘적자’ 우려

카드사들의 결제액은 지난 3개월간 꾸준히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저하되고 있다. 지난해 말 강제적으로 인하된 카드 수수료와 레고랜드발(發) 채권시장 경색으로 상승한 조달금리 인상때문에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긴축경영까지 돌입한 상황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국내 9개 카드사의 일시불·할부 이용 금액은 총 625조5173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월(557조5507억원)에 비해 무려 12.19%나 늘어난 수치다. 9개 카드사의 국내 이용금액은 지난 9월 505조3076억원으로 대폭 늘어난 데 이어 10월에는 11%, 11월에는 10%의 증가세를 보이며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도 카드사들의 향후 전망은 좋지 못하다. 우선 지난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높아진 조달금리에 오히려 역마진이 커지고 있는 상황. 여기에 지난해 말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을 위해 강제로 카드사 수수료율을 인하한 게 카드사 고객에 대한 혜택 축소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신용카드업계는 수익기반 확대에도 불구하고 정부 규제, 조달비용 급증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저하됐으며 레버리지 규제 완화에 따른 적극적인 외형성장으로 자본적정성도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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