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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값 폭등 속 자립 없는 韓…무역도 물가도 휘청
[에너지 新냉전]
2022년 물가 5.1% 올라…IMF 이후 최대
22.2% 급등한 석유류 등 에너지가격 주도
원자재 오르자 전기·가스·수도도 12.6% ↑
에너지 수입 증가에 무역수지도 최대 적자
“결국 원전해야…에너지 효율 증대도 필요”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도, 고물가도 원자재값 상승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석유 한 방울이나 가스 한 줄기도 나지 않는 등 에너지 자립도가 극도로 낮아 에너지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특성 때문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공업제품 물가는 지난해와 비교해 6.9% 올랐다. 이 가운데 석유류가 22.2% 올랐는데, 이는 1998년(33.4%) 이후 가장 높다.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에 전기·가스·수도는 12.6% 상승했다. 별도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물가를 비교하면 원자재 가격이 물가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가늠할 수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5.1% 올랐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7.5% 이후 24년만의 최고치다.

반면,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4.1% 올랐다. 이 또한 2008(4.3%) 이후 최고치로 낮지 않은 수준이지만, 소비자물가 자체와 비교하면 1%포인트 낮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그만큼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도 3.6%에 불과했다.

무역수지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적자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12월 1∼20일 무역수지는 64억2700만달러 적자였다. 이달까지 9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489억6800만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다. 종전 최대였던 1996년(206억2400만달러)의 2배가 넘는다.

수출액 증가세가 둔화하기도 했지만, 핵심은 수입액 증가이고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에너지원 수입규모 폭증에 기인한다.

12월 1~20일 전체 수입액은 400억6400만달러로 1.9% 증가했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원유(15.4%), 가스(100.7%), 석탄(14.1%) 등에서 늘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55억2200만달러), 가스(45억6700만달러), 석탄(13억4100만달러)의 합계 수입액은 11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82억3600만달러)보다 38.8% 증가했다.

에너지원 수입규모가 늘어난 이유는 가격 상승이다. 원유 수입 단가는 지난해 11월 1톤당 611달러에서 지난달 725달러로 증가했다. 같은기간 가스는 1톤당 809달러에서 1088달러로, 석탄은 176달러에서 199달러로 가격이 올랐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에너지 자립 수준은 여전히 미진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대외 에너지 의존도는 90%를 넘는다. 결국 정부는 전기요금 등 가격 인상과 절약 캠페인으로 대응하고 있다. 두 정책 모두 국민과 기업에겐 부담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에너지 자립은 불가능하지만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가능하다”며 “결국 요약하자면 원전, 원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다음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 없는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국가적 에너지 소비습관도 개혁해 결과적으로 에너지 위기가 왔을 때 흔들리지 않는 국가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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