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매법원에서 지난해 마지막 경매가 진행된 지난달 28일 서울북부지검 경매2계. 아파트 4채, 연립·다세대 7채를 두고 경매가 진행됐지만 낙찰은 단 한 건도 없이 유찰됐다. 특히 아파트 4채는 모두 한 차례 이상 유찰돼 감정가 대비 64%, 80%를 최저 입찰가로 경매를 진행했는데 여전히 응찰자가 모이지 않았다.

수도권 주택 경매시장은 2022년 마지막까지 싸늘했다.

지난달 2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2월 경매가 진행된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76.5%로 전달(83.6%) 보다 더 떨어졌다. 이는 2013년 1월(74.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낙찰가율이 80% 밑으로 떨어진 건 평균적으로 최소 두 차례 이상 유찰된 물건이 낙찰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해 서울 아파트 중 마지막으로 낙찰이 이뤄진 물건은 지난달 27일 서울북부지법 경매1계에 나온 도봉구 창동 D아파트 45.1㎡(이하 전용면적)로 2차례 유찰된 후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의 64%(7억2960만원)를 최저가로 경매를 시작했는데, 2명이 입찰에 참여해 8억9980만원에 입찰가를 쓴 김모 씨가 주인이 됐다. 낙찰가율은 78.9%였다.

낙찰가율이 80% 밑으로 떨어진 건 수도권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아파트의 지난달 평균 낙찰가율은 73.7%로 2012년 8월(72.8%)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인천은 68.0%까지 내려 앉았다. 2014년 6월(53.7%) 이후 가장 낮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2021년 12월만 해도 모두 100%를 넘었다. 당시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3.5%였고, 경기(109.9%)와 인천(105.7%)은 그 보다 더 높았다. 사람들은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경쟁적으로 낙찰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5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1~4월 100% 이상을 유지하던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5월 들어 서울(96.4%), 경기(93.7%), 인천(97.2%) 모두 일제히 100% 밑으로 빠졌다. 이후 매매시장 침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기를 거치면서 경매 낙찰가율도 매달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고, 지난해 12월 마침내 80% 밑까지 떨어졌다.

박일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