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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 파격 할인행사에도 연간 목표 미달…“수요 둔화 심각”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지난해 연말 미국에서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했지만 연간 고객 인도 물량이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2일(현지시간) 테슬라는 2022년 연간 고객 인도 물량이 131만대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것으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당초 제시한 연간 50% 증가 목표에는 미달했다. 생산량 역시 137만대로, 전년 대비 47% 증가하는데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0% 성장 목표를 이루려면 지난해 140만대 이상을 고객에게 인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시장 전망치 134만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4분기 인도 대수는 40만5278대로, 처음으로 분기 기준 40만대를 넘으며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규모 할인 공세로 높아진 시장 기대치(43만1117대)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했다. 테슬라는 작년 말 미국에서 7500달러 할인이란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쳤다. 중국에선 보험·배송 보조금을 지급하는 행사를 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객 인도 방식 변화로 최종 목적지로 운송 중인 차량은 더 많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가 지난해 12월 첫 세미트럭을 인도했지만 이번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테슬라의 심각한 수요 문제가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 주가에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고 있는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연구원은 이날 “테슬라는 심각한 수요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성장 목표를 낮추거나 최근의 가격 할인을 전세계적으로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S&P글로벌모빌리티에 따르면 테슬라의 2022년 3분기 기준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약 61%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는 있지만 경쟁 증가로 한때 80%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서 전망한 2023년 인도 물량은 200만대가 되지 않는다.

WSJ은 “올해는 경제 불확실성, 높은 금리,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 등으로 테슬라의 성장 속도 유지 능력이 시험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미 인플레이션방지법안(IRA) 덕분에 테슬라 구매자들은 올해부터 최대 7500만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이 공개되면서 지난해 65% 급락한 주가는 더욱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테슬라 주식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면서도 “그렇다고 싼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현재 테슬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4배 이상으로 크게 낮아졌지만, 5~6배 수준인 GM과 포드 등 완성차업체들보다는 여전히 높다.

펀우드투자자문의 캐서린 패디스 수석포트폴리오매니저는 블룸버그에 “테슬라는 완벽하다는 이유로 주가가 책정됐다지만 완벽함은 얻기가 어렵다”면서 “사람들은 왜 그렇게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테슬라 주가를 사야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30일 장 마지막 날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의 장기 펀더멘털은 매우 강하다”며 “시장의 단기적인 광기는 예측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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