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제니. [제니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달 중순 홍콩에서 개최되는 K팝 그룹 블랙핑크의 공연 암표 값이 치솟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오는 8일부터 중국과 홍콩 사이 왕래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지난 3년간 해외로 가지 못한 중국의 K팝 팬들도 암표 경쟁에 가세했고, 그 결과 값은 최고 8배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10월부터 나선 월드 투어 일환으로 오는 13~15일 홍콩에서 3차례 공연한다.

이 공연의 표는 지난해 11월 판매 개시 2시간 만에 다 팔렸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암표 거래가 이어졌다.

암표 값이 껑충 뛰게 된 배경에는 중국의 코로나19 감역 완화가 꼽힌다. 중국은 8일부터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전면 완화하고, 여태 규제한 자국민에 대한 일반 여권 발급도 점진적으로 정상화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중국과 홍콩 간 인적 왕래도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구체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았고, 일각에선 일일 왕래 규모에 제한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 중이다.

블랙핑크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 투어의 마지막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27일 밝혔다. 사진은 블랙핑크 네덜란드 공연 모습. [연합]

중국의 K팝 팬들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표 구매 경쟁에 나섰다.

실제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중고 물품 거래 플랫폼 셴위에서 '홍콩 블랙핑크 콘서트'를 검색하면 결과가 50여개 이상 표출되고, 판매자들은 정상가의 두 배 이상 값을 부른다고 SCMP가 보도했다.

한 판매자는 "8일 국경이 열리면 격리가 필요없다. 지금 안 사면 가격이 치솟는다. 내게는 마지막 두 장 티켓밖에 없다"고 홍보했다. 799홍콩달러(약 14만원)짜리 티켓의 호가는 2000위안(약 37만원)이다.

다른 판매자는 콘서트장 13열 좌석의 VIP 티켓 값을 정상가의 8배가 넘는 2만2000위안(약 406만원)에 내놓았다. 이 VIP 티켓의 정상가는 2999홍콩달러(약 49만원)로, 리허설 관람 등 다른 혜택을 포함하고 있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뚜두뚜두'(DDU-DU DDU-DU)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 수가 20억 뷰를 돌파했다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4일 밝혔다. 사진은 블랙핑크 '뚜두뚜두' 뮤직비디오 20억 뷰 돌파 기념 이미지. [연합]

쓰촨성 주민 로사는 SCMP에 블랙핑크의 15일 공연 VIP 티켓을 3500위안(약 65만원)을 주고 샀다고 밝혔다.

그는 "4년간 블랙핑크의 팬이었다"며 "국경이 이렇게 빨리 열릴지 몰랐다. 발표가 된 이상 티켓 가격은 오르기 마련"이라고 했다.

SCMP는 "지난 3년사이 엄격한 코로나19 규제로 대형 이벤트를 볼 기회를 잃은 중국의 음악 팬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티켓 가격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며 "국경 개방과 함께 콘서트와 대형 이벤트 참석을 위해 홍콩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걸그룹 블랙핑크가 19일(현지시간) 독일의 수도 베를린 관객 1만7천여 명이 가득 들어찬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콘서트를 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