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11일 인천시 남동구 샤펠드미앙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앉아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이 오는 3월 8일 치러지는 전당대회에 일반당원 참여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등을 주축으로 한 세력이 조직적으로 당원가입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전해져 이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 소속인 장동혁 의원은 13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선거인단 명부 작성 기준은 이달 31일까지”라며 “책임당원으로 선거인단에 합류하려면 ‘3개월 당비 납부’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11월, 12월, 1월 당비 납부를 마쳐야 하고 일반당원으로 선거인단에 참여하려면 최소한 1월 안에 입당절차를 완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인단’은 대의원, 책임당원 선거인, 일반당원 선거인으로 구성된다. 장 의원 설명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비 납부일은 매달 10일이기 때문에 책임당원 선거인단이 되려면 11월 10일 이내에 당원 가입 절차를 완료했어야 한다.

눈에 띄는 점은 일반당원 선거인단 규모의 확대다.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획조정국 측은 ‘이달 10일이 선거인단 명부 작성 기준일’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12월 10일 이내에 당원가입 절차를 완료해야 선거인단 명부에 되기 때문에 이후 당원을 추가로 모집한다고 해도 선거인단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선관위 회의 결과 선거인단 명부 작성 기준일은 한 달 늘어났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 10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제3차 회의를 열고 전당대회 주요 일정을 확정했다. 선거인단 명부 작성 기준은 1월 당비 납부 현황을 반영해 이달 31일로 정했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모든 책임당원은 선거인단에 포함되지만, 일반당원은 추첨을 통해 선거인단을 선발한다. 각 당원협의회 별로 선발하며, 각 당협 유권자 수의 0.1% 수준 규모로 꾸려진다. 당원 수가 많을수록 일반당원 선거인단의 규모 또한 커지기 때문에 명부 작성 기준일이 늦어질수록 일반당원 선거인단의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선거인단 명부 작성에 물리적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전당대회 30~45일 전 쯤 명부 작성 기준일을 잡는다”며 “당시엔 전당대회 날짜가 정확히 정해지지 않아 3월 당비 납부를 고려하지 않고 설명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관계자는 “선관위에서 결정한 기준 날짜가 최종 날짜”라고 못 박았다.

일반당원 선거인단 규모가 커지면서 강성 보수층의 입김 또한 강력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 목사 등은 지난해 말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국민의힘 점령 운동’을 벌였다. 최고위원 출사표를 던진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도 전 목사가 주최한 집회에 참여해 당원 가입을 독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 대표는 정통 보수 지지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0일 최고위원 선거 캠프 개소식에는 김기현, 윤상현 의원 등 당권주자들이 참석했다. 이들 주자는 최근 우향우 행보를 보이며 당심 잡기에 나섰다. 나경원 전 의원도 신 대표 측에 축사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한 당협 관계자는 “작년 연말께엔 하루 1000장의 당원 가입서 뭉텅이가 들어왔는데 그 중 약 700장 가입서에 ‘추천인’으로 전 목사가 기재돼 있었다”며 “전 목사를 비롯한 일부 세력이 어떤 당권주자를 지지하는지 여부가 이번 전당대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