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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 푸조 3008] 작고 힘 좋은 엔진의 경쾌함 ‘매력적’…실용성에 멋까지 더하다
적당한 크기에 적재공간은 최대 1670ℓ
작고 세련된 운전대, 민첩한 움직임 담당
‘131마력’ 3기통 1.2 퓨어테크 엔진 탑재
운전대·2열 열선과 통풍시트 부재 아쉬워
푸조 준중형 SUV '3008'. [정찬수 기자]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생애 첫 차의 기준은 까다롭다. 외관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지만, 운전의 재미와 실용성을 제쳐둘 수는 없다. 고유가 시대엔 연비도 중요하다. 수입 모델까지 시야를 넓한다면면 선택지는 많다. 문제는 가격이다. 여기에 푸조가 현실적인 타협안을 내놨다. 개성 넘치는 외모에 재미와 실용성까지 갖춘, 바로 준중형 SUV ‘3008’이다.

3008의 디자인은 ‘과하게 튀지 않는 세련미’라고 요약할 수 있다. 푸조 특유의 날렵한 느낌과 미래지향적인 요소를 실내외 곳곳에 녹여냈다. 먼저 전면 그릴에서 LED 라이트로 이어지는 유려한 선이 아름답다. ‘사자의 송곳니’로 불리는 푸조 브랜드 특유의 세로형 주간주행등도 차별점 중 하나다.

힘을 실은 전면 디자인과 달리 옆태는 단단함에 초점을 맞췄다. 절제된 선과 면적을 키운 도어부가 준중형이라는 한계를 넘어 시각적으로 덩치를 키우는 효과를 낸다. 전면과 후면에 적용된 ‘액티브 턴 시그널’의 완성도도 좋다.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하는 일반 방향지시등과 달리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차의 높이는 1630㎜다. 여성이나 어르신에게 알맞다. 타고 내릴 때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된다. 또 일어설 때도 무릎에 힘을 주지 않아도 된다. 적재공간에 짐을 실을 때도 마찬가지다. 낮은 차체의 세단과 달리 턱이 없고, 높이가 적당해 장바구니를 올려놓기 편하다. 2열 좌석을 접을 수 있는 버튼도 적재공간에 있다. 큰 부피의 짐을 실을 때 높이에 따른 공간의 장점이 극대화된다. 참고로 최대 적재공간은 1670ℓ다.

3008의 전장은 4455㎜, 전폭은 1840㎜다. 휠베이스는 2675㎜다. [정찬수 기자]
적재공간은 1670ℓ다. 높이가 적당해 여성운전자가 짐을 싣기 편하다. [정찬수 기자]

운전석은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 각종 공조 버튼이 감싸는 형태다. 가깝게 배치된 물리 버튼이 직관적이다. 구분감이 좋은 피아노형 버튼도 앙증맞다. 운전대 뒤에 자리한 수동 변속 레버와 크루즈 컨트롤 조작부도 쉽고 편하다. 아름답게 변화하는 디지털 클러스터 역시 젊은 감성에 어울린다.

육각형의 작고 세련된 운전대는 손에 자연스럽게 감긴다. 스포츠카의 운전대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두께와 디자인이 적당하다. 둥글게 설계된 기존 운전대보다 손에 걸리는 부분으로 인해 조향 과정에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위가 짧은 형태로, 상단으로 솟은 디지털 클러스터를 가리지 않았다. 덕분에 HUD(헤드업디스플레이)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도 없었다. 운전대가 약간 아래로 배치되면서 어깨의 피로도가 적었다.

차급에 어울리지 않게 마사지 기능도 숨어 있다. 운전석 왼쪽 아래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센터 디스플레이에 관련 메뉴가 뜬다. 고양이발, 스트레치, 요추 등 선택할 수 있는 모드가 제법 많다. 다만 운전자에 따라 느끼는 강도는 다르다. 두꺼운 옷을 입거나 등을 밀착하지 않는다면 안마기의 움직임에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 그래도 편의기능에 대한 결론은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낫다’.

3기통 1.2 퓨어테크 가솔린 터보 엔진의 완성도는 훌륭하다. 최대출력은 131마력이지만, 특유의 경쾌한 엔진음이 속도감을 더한다. [정찬수 기자]
운전자를 감싸는 구성이 훌륭하다. 각종 물리 버튼을 비롯해 운전대의 완성도가 만족스럽다. [정찬수 기자]

사운드 시스템은 준중형 SUV 가운데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특별한 음장 모드 없이 전 영역대의 소리를 균형감 있게 들려준다. 애플 카플레이 등 폰프로젝트로 연결했을 때 만족감은 더 크다. 설정에서 저음을 따로 키우지 않아도 느껴지는 타격감도 훌륭하다. 플랫(flat)한 설정을 유지하더라도 장르에 상관없는 뛰어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GT 팩에만 들어가는 ‘FOCAL 하이파이 시스템’이 아니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구성이다.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작은 사자’의 포효를 들을 수 있다. 시승 모델은 3기통 1.2 퓨어테크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경량화에 집중된 엔진지만, 내부에서 들리는 엔진음이 반전이다. 사운드 튜닝을 거친 것이 분명하다. 터보가 작동하는 시점이 아니더라도 주행 중 느껴지는 회전질감은 4기통 이상으로 느껴졌다. 경쾌한 소리만큼 속도계도 시원하게 올라갔다. 엔진의 최고출력은 131마력, 최대토크는 23.5㎏.m다.

3008의 엔진은 유럽에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영국의 ‘엔진 테크놀로지 인터내셔널’ 매체에서 주관하는 ‘올해의 엔진상’도 수상했다. 배기량은 적지만, 고효율 터보 차저를 장착해 크기와 무게를 줄일 수 있었다. 저마찰 소재와 연소의 최적화가 장점이다. 단단한 차체와 어울려 재밌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주행 진동이 효과적으로 억제됐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주변 상황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를 제공하는 건 아니지만, 주차 편의는 부족함이 없었다. 정확한 센서의 인식률을 바탕으로 명확한 경고음을 들려준다. 전장 4455㎜, 전폭 1840㎜의 차체는 어디든 쏙쏙 들어간다. 오래된 건물의 지하주차장을 들어갈 때도 높은 시야와 비교적 짧은 보닛이 도움이 된다. 위아래로 넓은 사이드미러는 초보 운전자에게도 적합해 보였다.

변속기 뒤에는 내리막길 저속 모드와 드라이브 모드 버튼이 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공간은 앞에 있다. [정찬수 기자]
열선이 빠진 2열은 아쉽다. 등받이도 꼿꼿하게 서 있어 장시간 탑승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정찬수 기자]

옥의 티는 EAT 8단 자동변속기다. 시속 30㎞를 웃도는 시점부터는 빠르고 자연스러운 변속 타이밍이 장점이지만, 저단에서는 알 수 없는 진동이 감지됐다. 연비 효율을 높이는 스탑&고 시스템이 작동되는 순간과 엔진 회전수가 완벽하게 동조되지 못한 모습이다. 특히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구간에서는 차체 떨림이 여러 차례 느껴졌다. 다만 스탑&고 시스템을 끄면 이 현상은 사라졌다.

연비는 3008의 최고 장점이다. 푸조가 밝힌 1.2 퓨어테크 엔진의 복합연비는 12.2㎞/ℓ다. 체감 연비는 훨씬 좋았다. 고속도로에서 스마트 크루즈를 작동하고, 앞 차를 따라 가면 20㎞/ℓ에 달하는 평균연비를 확인할 수 있다. 도심 연비도 14㎞/ℓ 이상을 쉽게 달성했다. 동승자를 옆에 태우더라도 변함없는 연비가 엔진의 효율성을 증명한다.

3008의 가격은 1.2 퓨어테크 알뤼르가 4350만원, GT가 4620만원, GT 팩은 4920만원이다. GT에는 아이키나이트 스티치가 적용된 패브릭 시트가, GT 팩에는 미스트랄 나파 가죽 시트가 적용된다. 주행의 재미와 실용성을 생각하면다면 합당한 가격이다. 하지만 부족한 편의사양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운전대 열선을 비롯해 통풍시트를 제공하지 않으며, 조수석 수동 조절과 2열 좌석에 빠진 열선이 아쉽다. 여성 운전자나 1~2인 가족 구성에 어울리는 구성이다.

안마 기능은 일종의 보너스다. 다양한 모드와 강도를 설정할 수 있다. 졸음운전도 막아준다. [정찬수 기자]
운전대 위로 솟은 디지털 클러스터는 HUD를 대체한다. 화면 구성과 움직임이 훌륭하다. [정찬수 기자]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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