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은행 주담대도 4~5%…‘특례보금자리론’ 흥행 참패 점치는 이유는?[머니뭐니]
은행 주담대 금리 하락세 지속
금리 매력도↓…‘특례보금자리론’ 흥행 위기
최저 3.75%까지…우대금리 적용도 까다로워
정책 대출 수요에 대한 근본적 의문도
“주택가격 하락 기대 많아…흥행 어려울 것”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정책 상품 ‘특례보금자리론’이 흥행 참패를 기록한 안심전환대출의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이어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도 하락 전환하며,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추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하단이 특례보금자리론을 밑도는 등 특례보금자리론의 이자 매력도는 점차 떨어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책적 타이밍이 어긋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주담대 금리 하단 4%대로 뚝↓…특례보금자리론 흥행에 ‘위협’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29%로 역대 최고점을 기록한 직전월(4.34%)에 비해 0.05%포인트(p) 줄어, 약 11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은행권에서도 즉각 인하분을 반영했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69~7.36%로 전날(4.71~7.41%)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따라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한 대출금리 인하를 추진한 바 있다. 이로써 올해 초 상단이 8.11%에 달했던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약 일주일 만에 0.75%p 줄었다.

서울 한 시중은행 대출 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이에 따라 오는 30일 출시 예정인 특례보금자리론의 이자 매력도도 감소하고 있다. 현재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주택가격 6억원 초과 또는 부부소득 1억원 초과)는 4.75~5.05% 수준으로 책정됐다. 그런데 주담대 변동금리 수준이 가장 낮은 신한은행의 경우 금리 하단이 4.69%로 특례보금라지론 보다 낮다.

물론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우대금리를 모두 적용받을 시 연 3.75%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조건이 까다로워, 실상 3%대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내건 우대금리 조건은 ▷저소득층(0.1%p) ▷한부모·장애인·다문화·다자녀 가구(10%p) ▷신혼부부(20bp) ▷저소득청년(10bp) 등이다.

또 은행권의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움직임도 특례보금자리론의 장점을 위협하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향후 금리 인하로 인해 상품을 갈아탈 시,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는 혜택을 내걸었다. 그러나 이달 초 우리은행이 최대 1년간 취약차주를 대상으로 한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한 것에 이어 신한은행 또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방안을 발표했다. 나머지 주요 시중은행들 또한 현재 관련 지원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주택가격 하락에 ‘관망세’ 거세져…“흥행 쉽지 않을 것”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연합]

정책 대출 수요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꾸준히 제기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며, 매수심리는 여전히 바닥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82.7로 지난해 4월(116) 이후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해당 지수가 100 이하일 경우 가격하락 및 거래감소 전망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지난 13일 결정된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주담대 금리 인하 소식이 꾸준히 들리며, 주택구입 관망 여론이 더욱 두터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심지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특례보금자리론의 출시 시점이 어긋났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담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고금리 추세는 여전한 상황”이라며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로 인해 ‘빚내서 집 사고 높은 이자는 너희가 감당하라’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기에, 흥행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 또한 “주택가격 하락을 기대하는 심리가 많기 때문에, 신규 대출자의 수요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2금융권 주담대 차주 등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경우 다중 채무자가 많아 심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