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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수값까지 올라, 더 팍팍해진 서민 삶
공공요금부터 먹거리 가격까지 줄줄이 상승
기업은 “적자위기에 인상 불가피하다” 호소

“마트에서 할인하는 제품으로만 장을 보는 사람인데도 금액이 너무 많이 나와요. 더 오르면 뭘 먹어야 하죠?”

경남 합천군에서 아이 둘을 키우는 30대 주부 고모 씨는 쏟아지는 물가인상 소식에 고민이 깊다.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빙과류·음료·냉동제품·생수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식품 가격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원부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늘었다고 설명하지만 고씨 같은 소비자 사이에서는 먹거리 가격상승은 특히 더 부담이라는 토로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 1위인 제주삼다수의 가격은 다음달 1일부터 평균 9.8% 인상된다. 이번 인상은 2018년 8월 출고가를 6~10% 올린 후 약 5년 만이다. 앞서 점유율 2위인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제품 출고가를 평균 8.4% 인상한 상황이다.

음료도 비싸진다. 초록매실·아침햇살을 판매하는 웅진식품은 음료 20종의 편의점 판매가격 역시 다음달 1일부터 인상한다. 초록매실(180㎖)은 1300원에서 1400원(11.4%)으로, 아침햇살(500㎖)은 2000원에서 2150원(7.5%)으로 값이 오른다.

심심한 입을 달래주던 각종 간식의 가격도 오른다. 롯데제과는 다음달 1일부터 편의점 채널에서 판매 중인 만두, 돈까스 등 냉동제품가격을 5~11% 인상한다. 아이스크림시장 1위인 빙그레도 메로나, 비비빅, 슈퍼콘 등 아이스크림 8종의 일반소매점 가격을 2월부터 20% 인상한다. ‘국민 아이스크림’이라고도 불리는 메로나는 2년 연속 가격인상에 따라 소매점 판매가격이 지난해 1월 800원에서 올해 2월 1200원으로, 무려 50%나 오르게 됐다.

정부는 지난달 9일에 이어 이달 12일에도 식품기업 간담회를 열고 가격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업계는 가격인상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의 가격인상은 다른 업체들도 함께 가격을 올리는 편승 인상을 부를 수 있다고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가격을 올리는 한 업체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등이 예상만큼 진정되지 않고 있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기업은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버티다 자칫 적자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니 부득이하게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원부자재 가격,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다며 인상 배경을 설명하지만 소비자는 부담을 호소한다.

문제는 고물가·경기침체 속에서 가격인상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빙그레의 경우 지난해에도 재료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25% 가격을 인상했지만 1년 만에 또 가격을 올렸다. 연초인 점, 소비자의 거부감 등을 이유로 가격인상시기를 보고 있는 업체들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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