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날드 샌더스(왼쪽부터) 앤티가다부다 대사, 에스미 지네 촘보 말라위 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태용 주미한국대사, 제랄드 자키오스 마셜제도 대사, 푸르마눈 쥬그로 모리셔스 대사, 장 드 디외 엔디쿠마나 부룬디 대사, 샤넬 나타샤 시몬즈 세인트키츠네비스 대리대사. [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기후 변화와 국가 간 격차 확대 등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준비 중인 부산세계박람회가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주미한국대사관 주관으로 열린 아프리카 및 카리브해, 태평양 연안 주요국 주미대사 초청 행사에 참석해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를 추진하는 한국과 부산의 비전을 전달하고, 지지를 요청했다.

정 회장은 “한국은 다양한 위기 극복과 단기간에 경제성장 등을 이뤄낸 경험을 바탕으로 신흥국과 선진국 사이에 교량 역할이 가능하다”면서 “한국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해 글로벌 과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협력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주미한국대사 관저에서 열린 초청행사는 아프리카 및 카리브해, 태평양 연안 국가와 교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부산세계박람회 주제와 개최 의의 등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프리카에서는 말라위・말리・모리셔스・부룬디・중앙아프리카공화국・토고, 카리브해 지역에서는 가이아나・바베이도스・바하마・세인트키츠네비스・앤티가바부다, 태평양 연안에서는 마셜제도 등 12개국 주미대사들이 참석했다.

조태용 주미한국대사는 환영사를 통해 “부산은 대규모 국제행사 경험이 많은 준비된 국제도시로 정부, 기업, 시민 등 다양한 국제사회 일원들과 2030년 해양과 기후변화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며 “한국과 각국간 우호협력 확대 및 부산세계박람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각국 대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부산세계박람회 개최의 공감대 형성에 주력했다. 현대차 장재훈 사장,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 신재원 사장도 참석했다.

정 회장은 부산의 경쟁력을 소개하며, 부산이 세계박람회 의미 구현을 위한 최적의 도시임을 설명했다. 이어 행사에 참석한 각국 주미대사들과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광범위한 협력,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전동화 체제로 전환되는 미래 자동차 산업 등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고품질의 친환경 전기차 보급, 충전 인프라 구축 등 글로벌 전기차 생태계 확산을 위한 현대차그룹의 리더십도 소개했다. 또 자동차 인재 육성을 위한 현지 유수 대학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교보재 지원 등의 산학협력과 보건,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공헌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현대차·기아의 유럽 생산거점이 위치한 체코와 슬로바키아를 잇달아 방문해 양국 총리를 만나 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을 벌였다.

그룹 차원에서는 해외 현지방문과 방한인사 면담 등을 통해 20여 개국 고위급 주요 인사들을 40여 회 이상 접촉해 부산세계박람회 지지를 부탁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 10월 바하마・파라과이・칠레 3개국을,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해 9월과 10월에 남아프리카공화국・모잠비크・짐바브웨・세르비아・알바니아・그리스 등 6개국을 방문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달 2일~7일까지 예정된 국제박람회기구(BIE)의 부산 현지실사 기간에 그룹의 온・오프라인 역량을 가동해 전국적인 관심과 열기를 결집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박람회 실사단은 후보국의 유치역량과 준비 수준 등을 심층 평가해 실사 보고서를 작성한다. 여러 평가 항목 중에서도 유치 지원국의 국민적 열기와 지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왼쪽 두번째) 현대차그룹 회장이 로날드 샌더스 앤티가다부다 대사(왼쪽 첫번째)와 부산엑스포 유치 관련 의견을 나누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오른쪽 두번째)도 참석한 대사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