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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VB發 폭풍 오나…안그래도 주춤한 국내증시 ‘블랙 먼데이’?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스타트업의 산실 실리콘밸리에서 자금줄 역할을 했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위험으로 인해 13일 국내 주식·외환 시장이 ‘블랙먼데이(Black Monday·월요일 증시 폭락)’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나 최근 들어 연초 상승세가 꺾인 국내 증시가 이번 사태의 충격으로 인해 가파른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을 두고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州)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실리콘밸리 최대 상업은행 SVB를 유동성 불충분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임명했다.

SVB는 파산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무너졌던 워싱턴뮤추얼 이후 파산한 은행 중에선 가장 규모가 클 전망이다. SVB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09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중견은행으로 미국에서 16번째로 크다. 주로 스타트업 대출에 특화된 은행으로 대규모 채권 투자 손실과 뱅크런이 겹치며 순식간에 파산 위기에 처했다.

시장에선 SVB 파산이 단기적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과 증시의 불확실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뱅크런 등 금융 시장 혼란은 물론 신용 경색, 유사한 규모의 중견은행 연쇄 파산, 스타트업 줄도산 등의 우려가 제기된다.

‘공포지수’로 여겨지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10일 기준 24.80을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증시 역시 10일 폭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3대지수인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1.0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1.45%), 나스닥 지수(-1.76%) 모두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다.

13일 국내 증시 역시 하락 출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코스피 지수가 지난달 27일 이후 처음으로 2400선 아래로 내려간 상황 속에 부정적 요소가 추가된 것이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1%(24.50포인트) 빠진 2394.59에 10일 장을 마친 바 있다. 코스닥 역시 788.60에 마감하며 8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SVB 사태가 글로벌 주요 기업과 금융권 전반의 위험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를 선반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이 실물경제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주의 급격한 변동성 확대는 전 산업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높아 부정적”이라며 “한 주간 단기 변동성 확대에 주의하면서 보수적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SVB 사태가 아직까진 금융권 전반은 물론 국내외 증시 전체로 악영향이 확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간 외 거래에서 SVB에 대규모 현금·현금 등가물이 예치돼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 로쿠, 로블록스 등의 주가가 각각 3%, 1% 하락 중이며, 지역 은행들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라며 “웰스파고, JP모건 등 대형 은행주들은 견고하고, 이번 사태가 개별 기업의 이슈일 뿐 확대될 개연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는 소폭 하락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권의 시스템 리스크가 나타날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SVB 비즈니스의 특수성, 금융위기 이후 십 수년간 제도적으로 진행된 미국 시중은행들의 건전화 작업 등에 비춰볼 때 SVB 사태를 확대 해석하는 것에는 분명 무리가 있다”며 “다만 스타트업 기업 투자의 경계가 한층 강화, 비상장과 상장 주식의 선호도가 더욱 분명히 나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변준호 연구원도 “SVB 사태가 금융위기의 시작 신호가 아닌 연준의 톤 변화의 시작으로 작용한다면 증시는 빠르게 안정을 찾아갈 수 있다”며 “SVB 사태가 진정되면 투자자들의 눈은 다시 연준과 디스 인플레이션(물가 하락 전환)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수급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상황 속에 투자 전략을 보다 신중하게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준 연구원은 “미 본토에서 발생한 은행 파산 이슈가 아시아 증시, 한국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외국인이 순매도 포지션을 유지했던 업종에 대해선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관리, 호텔, 하드웨어, 운송 업종에 대해선 공매도 잔고비율 상승 등 부정적 기류가 포착된다”며 “LG전자처럼 실적 전망이 양호한 IT가전이나 정부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기계, 미디어, 보험 등이 공포 국면에서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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