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거래 상대방의 부도로 은행이 대규모 손실을 떠안는 것을 막기 위해 시행되는 거액 익스포저(위험노출액) 한도 규제를 연장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이후 시행된 한시적 유동성 규제 완화 조치도 연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바젤 기준에 따라 거래상대방에 대한 익스포저를 기본자본의 25% 이내로 관리하는 거액 익스포저 한도 관리 기준을 1년 연장하는 행정 지도를 예고했다.

금융위원회는 "거래 상대방의 부도로 은행이 대규모 손실을 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거액 익스포저 규제를 운영하되 1년간 연장 적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기업에 대출 등을 몰아줬다 상대방의 부도로 은행이 손실을 대거 겪는 것을 막기 위해 강화된 국제 건전성 기준을 따른 조치다.

규제 대상이 되는 익스포저는 대출 등 자금지원 성격의 신용공여와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 보증제공자의 보증 금액 등이다. 다만 보증기관이 주택 관련 대출 등 서민 금융 안정을 위해 제공한 보증액, 국책은행이 정부 현물출자로 취득한 주식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국민경제 또는 은행의 채권확보 실효성 제고를 위한 경우, 은행의 귀책 사유가 없는 기업 구조조정이나 합병 등으로 불가피하게 인수한 채권이나 주식, 대출도 예외로 인정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이후 내놨던 유동성 규제 완화를 연장하는 안도 준비 중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협회와 은행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시행된 한시적 시장 안정화 조치의 연장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각 업권에서는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조치를 연장해야한다는 의견을 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당국은 지난해 10월 회사채·단기금융시장 경색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 금융투자에 대해 유동성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6월 말 만료되는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정상화 유예와 내달 만료를 앞두고 있는 예대율 한시적 완화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