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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색해진 연포탕에…‘도돌이표’ 찍은 국민의힘 지지율[이런 정치]
당지지도 하락세…전대 기간 상승분 반납
범친윤 지도부 평가 “黨주도권 약화 우려”
“공천에서 연포탕 완성”…安·李 끌어안기 숙제
김기현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가 출범 직후 지지율 하락에 부딪혔다. 전당대회 기간 상승세를 보이던 지지율이 전당대회 종료와 동시에 하락하면서다. 임기 초반 지지율 하락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친윤 일색’ 지도부가 거론된다. 지지층의 실망이 반영됐다는 것으로, 안철수·이준석 등 비윤계 끌어안기가 숙제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전당대회 상승분 반납…“부정적 시너지 효과”

1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지지도는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갤럽이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7일 발표한 3월3주차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주 대비 4%포인트 하락한 34%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민주당 33%, 정의당 5% 순으로 나타났다. 무당층은 26%다.

리얼미터의 2월3주차 조사에서 45%까지 올랐던 국민의힘 지지도는 3월2주차(6~10일 실시) 41.5%로 하락했다. 격주로 실시되는 전국지표조사(NBS·13~15일 실시)에서는 5%포인트 하락한 34%를 기록했다.

이는 전당대회 기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는 양상이다. 전당대회 기간 국민의힘은 대부분의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각 후보 지지층의 여론조사 참여도가 높아지는 컨벤션 효과 영향으로 분석됐다. 그 시기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하면서 양당 간 격차 10%포인트까지 벌어지기도 했다(한국갤럽 기준).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오차범위 내 하락인 만큼 과도한 의미 부여는 어렵다”면서도 “하락 추세는 확인됐다”고 말했다.

하락 요인으로는 최근 논란이 된 ‘일본 강제동원 피해배상안’ 및 ‘주 최대 69시간 근로제 개편’과 동시에 전당대회 여파가 거론된다. 안철수·이준석 등 탈락한 후보 지지층, 또는 친윤 지도부에 실망한 지지층의 이탈이라는 분석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예상됐던 하락세지만 실제로도 좋지 않다”며 “지도부 임기 초반에는 정당지지도가 오르는데, 현 지도부가 (지지층 이탈에)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윤 같은 친윤 인사에…무색해진 연포탕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강대식 지명직 최고위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김기현 신임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실현하겠다고 했지만, 새 국민의힘 지도부를 놓고선 “사실상 범친윤계로 봐야한다”는 당 내 평가가 나온다. 당원투표로 뽑힌 당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들을 제외하고 임명직에도 친윤계가 대거 임명됐다.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사무총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을 중심으로 친윤계인 배현진 조직부총장, 강민국·유상범 수석대변인 등이다.

당 내 주류인 친윤계에서는 지명직 최고위원과 원외 대변인에 비윤계가 임명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승민계인 강대식 최고위원과 나경원 전 의원 캠프에 있었던 김민수 대변인, 김종인 비대위원장 시절 인사인 김예령·윤희석 대변인 등이다. 그러나 사실상 이들을 친윤계로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의원은 친윤계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회원인 데다, 올해 초 나경원 전 의원의 당대표 선거 출마 저울질을 비판하는 초선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김민수 대변인은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김기현 대표 캠프에 합류했고, 윤희석 대변인은 김기현 캠프에서 공보총괄본부장을 지냈다.

당 내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앞서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부 다 친윤계라고 하는, 원래 김기현 대표를 도왔던 분들”이라며 “조금 더 전향적인 인선, 예를 들어서 당시 경쟁후보들인 안철수·천하람 후보들의 의견도 수렴해서 반영을 했으면 하는 그런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도 “친윤 지도부가 구성되면서 당이 주도권을 갖고 역할을 할 만한 공간이 사라졌다”며 “대통령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동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포탕 실현, 총선 공천으로 완성”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한 카페에서 안철수 의원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세준 기자

친윤 지도부가 꾸려지면서 당 통합의 시험대로서 내년 총선 공천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당정 일체 또는 당정 융합을 이뤄서 국정 안정을 이끌어가려는 당심의 명령에 의한 선거였다”며 “친윤의 최고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았고, 그래서 후속 인사도 그런 당심을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포탕의 실현은 총선에 있어서 편파적인 공천이 아니라 능력에 맞고, 객관적이고 잡음 없는 공천을 함으로써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당대표 경쟁주자였던 안철수 의원, 이준석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이 주목 받을 전망이다. 우선 안 의원의 경우 김 대표와 표면적으로 화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임기 시작 직후 안 의원을 만나 당 내 신설될 과학기술특위 위원장 제안했다. 다만 이러한 제스처는 안 의원이 제안을 거절하면서 한계를 드러낸 상태다. 당 내 특위 위원장은 대선후보를 지낸 안철수의 정치적 체급에 미치지 못하는 제안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전 대표와의 관계는 전당대회 이후 쉽사리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가 임기 첫날 이 전 대표를 향해 날선 메시지를 쏟아내며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진 모습이다. 김 대표와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의 회동 일정도 여전히 미정이다. 천 위원장은 전당대회에서 이 전 대표의 지지를 받은 당대표 후보다. 김 대표는 천 위원장에게 만남을 제안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앞서 CPBC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지도부에서 어느 정도 (이 전 대표를 향한 공격이) 교통정리가 되고 만나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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