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형제’ 빼면 코스닥 시총은 감소
개인결집 ‘공매도 전쟁’ 결과 주목
코스닥 지수가 ‘에코프로 3형제’에 힘입어 800선을 돌파하며 코스피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에코프로 그룹을 제외한 코스닥 시가총액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코프로 그룹에 대한 공매도 잔고가 다시 늘어나고 있어 개인투자자와 공매도 간 전쟁이 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23일까지 에코프로 그룹 3사(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의 합산 시가총액은 5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시작된 상승세가 꺾이지 않은 셈이다. 에코프로비엠은 같은 기간 47.1% 증가했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에이치엔은 각각 64.7%, 68.7% 늘었다.
코스닥 지수는 에코프로 그룹주에 힘입어 800선을 웃돌아 코스피 대비 초과 수익을 거뒀다. 코스닥 지수는 월초 대비 3.2% 증가한 반면 코스피는 0.01% 하락했다. 코스피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주춤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스닥의 선전은 예외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에코프로 그룹을 제외한 시가총액은 월초 대비 감소해 코스닥도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코프로 그룹을 포함하면 코스닥 시가총액은 이달 초 370조원에서 23일 382조까지 늘어났으나, 이를 제외하면 347조에서 346조로 소폭 감소했다. 에코프로 그룹의 시가총액이 일정하다고 가정할 경우 코스닥 지수는 여전히 785 수준으로 월초보다 하락했다.
끝을 모르는 급등에 2차전지 업종에 대한 고평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조항에 따라 주가가 더욱 상승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주가가 하락할 리스크보다 주가가 상승하는데 이익을 취하지 못하는 ‘업사이드 리스크’가 더 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3~4년간 국내 2차전지 업종 주가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명확한 방향성과 가파른 성장성을 감안해 대략 2년 뒤의 실적을 주가에 선반영했다”며 “현재 2차전지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은 충분히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월 중으로 공개되는 IRA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조항에 상한선이 없다면 국내 배터리 셀(Cell) 업체와 전극활물질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AMPC 시행 여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배터리 셀, 양극재 업체들의 추가 업사이드 리스크를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에코프로 그룹주의 공매도 잔고는 재차 상승세를 보였다. 공매도 잔고란 공매도한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수량으로 해당 수치가 올라가면 공매도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에코프로비엠 공매도 잔고는 214만주까지 감소했으나 21일 기준 287만주로 반등했다. 에코프로는 지난달 18만주에서 41만주까지 증가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1월 13만주에서 24만주까지 회복했다.
올 들어 개인투자자는 공매도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이어가고 있다. 1월 말 에코프로비엠 공매도 비중을 일일 거래량의 29%까지 늘리면서 기관과 외국인은 주가 하락에 베팅했지만, 개인의 매수세에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 기관 등이 공매도에 따른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매입하면서(숏스퀴즈) 주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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