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최한 ‘빅테크 보험진출에 따른 상생 발전 방안 모색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강승연 기자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와 관련해 보험설계사들이 “45만 설계사들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150만 가족들의 생계를 위협한다”며 반발했다. 특히 자동차보험을 서비스 대상으로 하는 데 대해 강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다.
24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빅테크 보험진출에 따른 상생 발전 방안 모색 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자동차보험을 방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금융위는 네이버·카카오페이·토스 등 빅테크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알맞은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이르면 상반기 중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동차보험 포함 여부가 벌써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빅테크 업체들은 1년마다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이자, 연간 시장규모가 20조원에 이르는 자동차보험이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되면 사업에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위해 자동차보험을 포함하면서도, 설계사 반발을 감안해 CM(온라인판매)용 상품만 서비스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상훈 삼성화재 노조위원장은 “45만 보험설계사의 밥그릇을 빼앗아 핀테크 업체에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동차보험 CM·TM(텔레마케팅) 비중은 48% 수준”이라며 “핀테크 업체들은 이미 성숙한 시장에 들어올 것이 아니라 신시장에 들어오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또 “설계사들은 1년에 한 번 만기가 되는 자동차보험을 통해 장기보험을 판매하고, 그게 소득이 된다. 그런데 핀테크 업체들의 최종 목적은 자동차보험이 아니라 장기보험”이라며 “독과점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그렇게 되면 보험료를 올려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서비스의 질은 저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권순천 삼성화재 파트장도 “플랫폼 산업이 보험에 진출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아예 들어와서 자동차보험을 영위하라는 것”이라며 “자동차보험이 장치산업이라 힘들면 여행자보험 같은 상품으로 연습해서 들어오면 된다”고 꼬집었다.
최승재 의원은 “디지털 플랫폼은 당면한 문제이자, 미래의 과제이기도 하다”면서도 “(설계사들이)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권과 생존권이 우선되어야 한다. 빅테크의 보험업계 진출에 대해 설계사 여러분들이 주체로서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설계사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약 400명의 설계사들도 한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폈다. 한 설계사는 “30년 동안 자동차보험 수수료가 7.5%로 고정돼 있는데, 핀테크 업체는 진입하자마자 10~15% 수수료를 달라고 요구한다”며 “핀테크가 설계사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반면 핀테크 업계를 대표해 나온 허준범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팀장은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소비자 편익 관점에서 소비자의 정보탐색 비용을 줄이고 정보비대칭을 해소함으로써 소비자 후생에 기여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며 서비스 도입 필요성을 호소했다.
허 팀장은 “플랫폼 종속이나 설계사 생존권에 관한 우려는 충분히 알고 있다”며 “온라인 보험 판매 비중이 낮아 플랫폼이 CM 상품을 취급하더라도 설계사 채널에 대한 영향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게 될 것이다. (설계사 우려가) 과장된 측면도 있다. 보험업계 의견에 충분히 귀 기울이면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신상훈 금융위 보험과장은 “보험 디지털화, 소비자 효용 증대, 설계사 영향 등 3가지를 조화롭게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해 나가겠다”며 “샌드박스는 2년 단위로 하는데, 기존 판매채널에 대한 영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제도화가 안 될 수도 있다”고 원칙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경미한 법규위반사항에 대해 경고·주의 조치, 등록취소 기준 명확화 등 설계사 제재 합리화를 통해 설계사들의 권익을 증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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