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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여만에 2000달러 넘어선 金…불확실성의 시대, 다시 ‘골드러시’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국제 시장에서 금 가격이 1년여만에 2000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 따른 금융권 불안감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표 안전자산이자 자산 중 최고(最古) 역사를 자랑하는 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가격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5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금 가격은 온스당 2037.5달러(종가 기준)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20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3월 8일 2040.1달러로 역대 가장 높은 가격을 찍었던 금은 이를 조만간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 가격 추이 [야후파이낸스 자료]

최근 금 가격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산된 데 영향을 받고 있다. SVB발(發) 은행권 불안은 진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이를 계기로 은행들의 신용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 대출에 대한 보수적인 태도를 강화하고 이는 다시 실물 경기의 자금 조달·순환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기업 구인 건수도 993만건을 기록, 약 2년 만에 1000만건을 하회했다. 월가를 이끌고 있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재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위기가 끝나더라도 이 영향을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 가격은 달러와 연동된다. 금 가격은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의 몸값이 올라가면 금 표시 가격은 떨어지고, 반대로 몸값이 떨어지면 금 표시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를 줄이고, 조만간 금리 인상 사이클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은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작년 2분기부터 신흥국을 중심으로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지속 증가하고 있는 점, 세계 금 시장의 ‘큰 손’인 중국의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금 가격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중앙은행의 경우 터키, 카타르, 우즈베키스탄, 인도 등에서 매입량이 큰 폭 늘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경우 작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석달 연속 순매수하면서 보유량이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최근 1년여만에 금 보유량을 공개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1년 동안 100만 온스 가량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높고, 금리 인상이 곧 중단된다는 것은 금 가격에 긍정적인 뉴스”라며 “작금의 경기 펀더멘털과 통화정책 스탠스를 고려할 때 금 가격은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이 유효하고, 연내 금리 인하 기대의 되돌림 전개 시 일시적 조정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시각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금은 전세계 자산 중 시가총액 기준 최대 자산이다. 5일 기준 13조4000억달러로 세계 최대 주식인 애플(2조6200억달러)의 다섯 배가 넘는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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