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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간밤 뉴욕증시는 생산자물가(PPI) 발표에 크게 환호하면서 상승했다. 전날 소비자물가(CPI) 발표에는 시큰둥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1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3.19포인트(1.14%) 오른 3만4029.69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4.27포인트(1.33%) 상승한 4146.22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36.93포인트(1.99%) 뛴 1만2166.27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지난 2월 15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는 4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됐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PPI는 계절 조정 기준 전달보다 0.5% 하락했다.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보합(0%)에 비해 더 크게 떨어진 것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4월(1.2%↓)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한 것이다.

전날 발표된 3월 CPI도 전년 대비 5.0% 올라 2월의 6.0% 상승보다 떨어졌으며, WSJ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5.1% 상승보다도 낮았다. 그럼에도 PPI만큼 드라마틱한 하락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올라 여전히 상승세가 꺾이지 않다는 점 등이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CPI가 소매물가라면 PPI는 도매물가라고 할 수 있다. 짜장면 가격이 CPI라면 밀가루 가격이 PPI인 셈이다. 따라서 PPI는 CPI의 선행지표 성격을 갖는데, PPI가 확연한 감소세를 나타낼 경우 시차를 두고 CPI 역시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처럼 PPI의 속도감 있는 둔화는 인플레이션을 조만간 잡을 수 있다는 기대를 발생시켰고,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정책전환) 가능성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되면서 주식 시장을 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칸드리암의 나데지 뒤포스 글로벌 멀티에셋 담당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둔화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를 얻게 됐으며, 이는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경제 지표가 계속해서 약화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으며, 미국의 침체가 예상보다 더 심해진다면, 물론 현재 주식 밸류에이션에는 반영이 되지 않았으나 (이를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