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도시장 잡아라”…미래에셋 2000억 투자 신호탄에 국내증권사 진출 탄력받나
[미래에셋증권]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수익 다각화에 사활을 거는 증권업계가 인도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리딩그룹인 미래에셋증권이 인도현지 법인에 2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단하면서 신호탄을 쐈다.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한 인도의 성장세를 주목한 것이다. ‘한국·인도 수교 50주년’을 고리로 금융 협력을 본격화하는 데 ‘적기’라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인도 법인에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의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이며 금융당국 승인이 마무리되는 대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8년 이후 5년 만의 증자로, 인도 법인의 자본금은 3563억원에서 5600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또 현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사업 강화에 쓰일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의 ‘청사진’이 반영된 결과다. 최 회장은 13일 열린 한국증권학회 행사에서 증권사의 향후 성장 동력에 대해 “베트남, 인도 등 포스트 차이나 투자를 강화하고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야 한다”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인도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합작법인으로 전환한 것과 달리 지속해서 현지 투자에 나섰다.

인도가 주목받은 배경엔 ‘유망한 성장세’가 꼽힌다. 지난해 아시아 증시가 30~40% 빠지는 동안에도 인도 증시는 하락률이 한 자릿수에 머무르는 체력도 보여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은 6.1%로 추정됐다. 이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4일 인도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TIGER 인도니프티50 ETF(상장지수펀드)’를 신규 상장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인도 진출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지난 4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아밋 쿠마르 주한 인도대사와 간담회를 열고 양국의 금융 투자 산업 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또 올 1월 취임한 서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며 유망한 시장에 ‘인도’를 거론했다. 올해가 ‘한국-인도 수교 50주년’을 맞는 만큼, 양국의 금융 투자업계 간 우호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증권업계에선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도는 분명히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진출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각각 다른 언어를 쓰는 28개주가 연합한 연방국가로 주정부마다 독립적인 정책과 법이 존재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특히 인도에 들어갈 때는 금융제도, 인프라, 산업 정책 면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는다"며 "오랜 기간 투자하며 현지화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곳"이라고 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수출기업의 경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도움을 받아 시장 조사하고 정보를 수집하지만 금융투자업계의 현지 진출 지원책은 없는 수준"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fores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