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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봉 3분의1 사라질 판” 삼성전자 김 과장, 뒷목잡는 사연 [김민지의 칩만사!]
반도체 불황에 직원 연봉까지 타격
사진은 기사와는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칩(Chip)만사(萬事)’

마냥 어려울 것 같은 반도체에도 누구나 공감할 ‘세상만사’가 있습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주요 국가들의 전쟁터가 된 반도체 시장. 그 안의 말랑말랑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촌각을 다투는 트렌드 이슈까지, ‘칩만사’가 세상만사 전하듯 쉽게 알려드립니다.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매년 회사로부터 받던 실수령액 중 갑자기 30%가 줄어든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상황일텐데요. 그런 일들이 전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매년 한차례 ‘연봉의 50%’ 수준으로 지급되던 성과급을 올해는 아예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총 수령액에서 3분의 1이 날아가는 셈이죠.

반도체 불황은 비단 기업에만 타격을 입힌 것이 아닙니다. 그곳에 종사하고 있는 수많은 엔지니어, 개발자, 생산자 등 수많은 직원들의 연봉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유례 없는 불황은 과연 반도체 업계 연봉 및 성과급에 어떤 지각 변동을 일으킬까요? 오늘 칩만사에서 알아보겠습니다.

‘기본급 4.1% 인상’ 둘러싼 삼성 노사 전운(戰雲)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에 삼성전자 임금 협상과 관련한 고용노동부의 노동쟁의 조정 신청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지난달 21일 삼성전자 노조는 임금 교섭 최종 결렬을 선언하고 고용노동부 중앙위원회에 노동 쟁의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이후 10일 동안 위원회가 노사 양측에 중재를 시도했고, 그 결과가 조만간 밝혀지는 겁니다.

삼성전자[연합]

양측이 고용노동부까지 가게 된 사연은 바로 연봉인상률 때문입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임금을 평균 4.1%(기본 인상률 2%, 성과 인상률 2.1%)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반면 노조 측은 이와는 별도로 올해 임금 최소 6% 인상 또는 일시금 보상 등을 요구했습니다. 회사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최종 결렬을 선언하고 바통을 고용노동부로 넘긴 것이죠.

만약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에도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조정 중지’가 결정되고, 이 경우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찾아온 1969년 창사 이래 54년 만의 첫 파업에 전운이 노사 모두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반도체 불황에 뜨거운 감자된 ‘연봉 인상률’

올해의 기본급 인상률이 더욱 ‘뜨거운 감자’인 이유가 있습니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연봉의 절반 수준이던 보너스 성과급을 올해는 기대할 수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직원들은 1년에 총 3번의 성과급을 받습니다. 초과이익성과급(OPI)과 상·하반기 한 차례씩 지급되는 목표달성장려금(TAI)입니다. 이중 TAI는 사업부 실적을 토대로 사업부문과 사업부의 평가를 합쳐 지급되는데, 최대 수준은 월 기본급(연봉의 20분의 1)의 100%, 즉 2배 입니다.

문제는 OPI입니다. OPI는 소속 사업부의 연간 경영실적에 따라 최대 연봉의 50%까지 지급받을 수 있는 성과급입니다. 초봉 5300만원을 받는 신입직원이라면, 이중 절반인 2650만원을 성과급으로만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 직원들은 그동안 꾸준히 최대 수준인 ‘연봉 50%’를 OPI로 받아왔습니다. 거의 한차례도 빠짐없이 받다보니, 직원들에겐 사실상 연봉에 포함된 당연한 보너스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삼성전자 뿐 아니라 전세계 반도체 업황이 심각한 불황에 빠지면서 1분기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쳐버렸습니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적자는 4조5800억원입니다. 2분기에도 적자가 유력합니다. 하반기 업황이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하지만, 예년과 비슷한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반도체 제조 라인 모습

반도체 부문 직원들은 “올해 OPI 성과급은 물 건너갔다”며 거의 포기상태라고 합니다. 수천만원에 달하던 보너스를 기대할 수 없기 되니, 직원 대다수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연봉 더 못 높여줘” 전세계 반도체 업계 ‘비상’

이런 연봉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 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인텔과 TSMC도 인건비를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최근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을 3~5%로 확정했습니다. 2년 연속 두자릿수 인상률을 보이던 것과 대비되는 행보입니다.

미국 인텔의 경우 연초 펫 겔싱어 CEO의 보수를 25% 깎았고 임원 15%, 선임 간부 10%, 중간 간부 5%씩 임금을 삭감하기로 했습니다. 분기 배당금도 2007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적은 주당 12.5센트(약 162원)로 결정했습니다.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비용부터 줄이는 모양새입니다.

향후 결정될 삼성전자의 임금 협상 결과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인상률도 영향을 받을 전망입니다. SK하이닉스는 통상 7월쯤 임금 협상이 완료되는데, 올 상반기에만 7조원이 넘는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난항이 불가피해보입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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