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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영업자 대출 ‘1020조원’...저소득층 연체율 3년만에 최고치
대출 두 분기 연속 1000조 넘어
소득하위 30% 연체율 1.2%
금융권 건전성 위기 촉발 우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식당 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

코로나19 이후 사상 최초로 1000조원을 넘어선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각종 금융지원에도 저소득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로부터 금융권의 건전성 위기가 촉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자영업자 대출 1000조원 돌파...연체율도 증가세 지속=8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영업자 소득 수준별 대출 잔액·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사상 최대 수준인 10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1014조2000억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1000조원 규모를 넘어섰다.

연체율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0.26%로 지난해 3분기 말(0.19%)과 비교해 3개월 만에 약 0.07%포인트 뛰었다.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2분기 말(0.29%)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저소득층(소득 하위 30%) 자영업자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0.7%에서 4분기 1.2%로 0.5%포인트 높아졌다. 해당 수치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4분기(1.3%) 이후 약 3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고소득(소득 상위 30%) 자영업자의 연체율(0.7%)도 2020년 2분기(0.7%) 이후 2년 6개월 내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저소득 자영업자, 2금융권 대출 ‘급증’...건전성 위기 촉발되나=특히 저소득층 자영업자들의 부채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2019년 4분기 70조8000억원에서 2022년 4분기 119조9000억원으로 69.4%가량 불었다. 같은 기간 중소득층은 64.7%, 고소득층은 42.4%가량 대출 잔액이 늘어났다.

여기에 저소득 자영업자의 2금융권 대출 급증 현상이 나타나면서 비교적 큰 이자 부담으로 인한 부실 우려도 제기된다. 2019년 4분기부터 2022년 4분기까지 저소득 자영업자의 은행권 대출이 45.8% 증가한 반면, 상호금융권 대출은 약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득층과 고소득층 자영업자의 상호금융 대출 증가율이 각각 87.8%, 76.5%인 것을 고려할 때, 월등히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대부업을 포함한 기타 금융기관의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액은 1조2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약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자영업자 대출의 위험성이 대두되는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 이후 약 3년이 넘도록 원금과 이자 상환을 미뤄줬는데도, 연체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금융권은 정부 방침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유예했다. 지원은 애초 2020년 9월로 시한을 정해 시작됐으나, 이후 종료 시점이 5차례나 연장됐다.

이에 은행 등 금융권에서는 추가적인 대환, 금리 인하 등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자영업자 부채의 연착륙을 돕고 있다. 대출 부실 징후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작업이 금융사의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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